관세 폐지로 자동차·석유화학·철강 경쟁력 하락 불가피

 

관세 폐지로 자동차·석유화학·철강 경쟁력 하락 불가피
양허정지땐 5년간 수출손실 車 101억달러 등 269억달러
일자리 손실 24만개·부가가치 유발액 18조원 감소 추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가 개정 수순에 들어가면서 울산경제가 공포에 떨고 있다. 특히 울산 최대 산업으로 대미 수출 규모가 가장 많은 자동차의 경우 미국이 무역적자의 주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만큼 관세 부과 등으로 경쟁력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미 양측은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2차 한미FTA 공동위원회에서 한미FTA 개정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고 향후 개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키로 했다.

‘양측의 개정 합의’가 이뤄지면 지난 2012년 3월15일 발효된 한미FTA는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협정이 종료되면 양국 간의 특혜관세는 즉시 모두 사라지게 된다.

업계는 한미FTA 개정협상이 현실화된다면 울산의 자동차와 석유화학, 철강업계가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관세 수혜를 받아온 자동차 업종은 한미FTA 체결 이후 미국 수출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며 미국측의 재협상 타깃이 된 업종이다.

석유화학제품은 대부분 무관세인 가운데 무역규모가 큰 벤젠에 관세를 물리면 지역 업계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철강업종 역시 미국측이 열연 강판, 열연 후판, 냉연 강판 등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선재까지 반덤핑 조사 대상에 포함시킨 상태다.

울산의 대미 수출액은 FTA 체결전인 2011년 81억달러에서 2014년 120억달러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2015년 106억달러, 지난해에는 90억달러대로 감소했다.

울산의 대미 수출 가운데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자동차의 지난해 대미수출은 전년(60억달러)보다 감소한 55억달러에 머물렀다. 석유제품은 30.1% 감소한 11억4000만달러, 석유화학제품은 12.5% 증가한 4억8000만달러, 철강 1억달러 등의 순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한미 FTA 재협상론과 한국 산업에 대한 경제적 영향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한미FTA 양허정지가 현실화되면, 5년간 총 수출손실 26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또 생산유발액 68조원, 부가가치유발액은 18조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돼 국내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 수출 손실액은 자동차 101억달러, 기계 55억달러, 석유화학 18억달러, 철강 14억 달러 순으로 분석했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도 앞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현실화될 경우 산업별 수출 손실 및 국내경제 파급 효과를 실증 분석한 결과에서도 일자리손실은 24만개, 생산유발손실은 68조원, 부가가치유발 손실은 1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가장 타격이 큰 업종은 자동차로 수출손실 46억달러, 일자리손실 4만1000명, 생산유발손실 12조원, 부가가치유발손실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일자리 손실은 기계산업 4만8000명, 법률서비스 2만7000명, ICT 1만8000명, 섬유 1만2000명, 석유화학 9000명, 철강 7000명, 가전 6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바 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