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주량 늘었지만 일감확보는 수주후 1~2년 지나야
삼성重, 대규모 유상증자 등 조선업계 자구계획 수행중

삼성중공업이 대규모 영업손실 우려로 대규모 유상증자로 자금수혈에 나서면서 조선업계의 ‘일감 부족’과 ‘자금난’이 겹치는 ‘보릿고개’가 올해에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수주량은 지난해 보다 다소 늘었지만, 설계 등을 거쳐 조업 가능한 일감을 확보하는 시점은 수주 후 1~2년은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6일 올해와 내년에 걸쳐 7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 예상된다며 1조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의 현재 수주 잔량은 10월말 기준 206억달러, 72척 규모로, 1년~1년반 정도의 일감만 남아있는 상태다.

올해 11월말까지 수주실적(67억달러)은 작년(5억달러) 보다 15배나 증가했지만, 작년 수주실적이 목표(53억달러)의 10%에도 못미쳐 조선건조 일정상 내년에 일감이 거의 바닥을 드러낼 수 밖에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은행 등 금융기관은 조선사들에 대한 여신을 더 줄일 것이 자명하고, 이런 어려움에 앞서 미리 증자를 추진하겠다는 게 삼성중공업의 판단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도 내년 상반기까지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그동안 강도높은 자구이행 계획에 힘입어 내년을 버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는 10월말 기준 240척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자체 건조 능력(연간 60여척 건조)을 고려하면 1년 남짓 한 일감만 남아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75억 달러의 수주목표와 지난해 수립한 3조5000억원의 자구계획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자구계획안을 이미 초과 달성하고, 하이투자증권 매각까지 완료되면 4500억원이 더 들어온다”며 “부채비율도 역대 최저 수준인 86%까지 낮아졌기 때문에 시장이 악화해도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어려운 경영환경속에서도 7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냈지만,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8% 감소한 935억원에 머물렀다.

현대중공업 조선 3사는 내년 5~6월까지 순환 유급휴직을 시행중이다.

대우조선도 올해 말까지의 자구계획 목표(2조7700억원)의 90%를 달성해 내년 말까지 버틸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 자체 분석으로는 대략 1년 반 정도 일감에 해당한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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