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 결국 법정관리행…STX조선 대대적 인력감축

▲ 정부가 성동조선을 법정관리 결정을 발표한 8일 오후 경남 통영시 성동조선해양에 ‘성동조선 반드시 살려냅시다!’ 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성동조선 결국 법정관리행
STX조선 대대적 인력감축
10조 투입에도 회생 역부족
업계 자금수혈·휴직등 자구책

정부가 8일 성동조선의 법정관리, STX조선의 대대적 인력 감축을 포함한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지만, ‘일감 고갈’ 위기에 처한 조선업계의 ‘보릿고래’는 당분간 이어길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 수주이후 설계 등을 거쳐 조업 가능한 일감을 확보하는 시점은 1~2년은 지나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감 부족과 자금난이 겹친 조선업계는 자금수혈, 순환형 휴직 등 버티기 전략에 나서고 있으나, ‘글로벌 무역전쟁’의 후폭풍과 ‘저가수주’를 무기로 중국의 가격 경쟁력은 여전히 업계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호황기 자발적 구조조정 외면…20조 혈세투입으로 ‘연명’

호황기를 누렸던 조선업계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함께 세계 금융·경제가 위축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조선 발주가 줄기 시작했고, 이후 지금까지 약 10년간 조선 업황은 내리막을 걷고 있다.

조선업 구조조정이 시작된 2015년 이후 정부와 국책은행 등 채권단의 유동성 지원에다 출자전환까지 포함하면 거의 20조원에 이르는 돈을 조선업에 쏟아부었지만, 조선업은 여전히 추가 구조조정이 필요할 정도로 ‘중환자실’ 생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에만 지금까지 총 5조8000억원, 부실 중견 조선사 STX조선, 성동조선에는 각각 6조원, 4조원이 지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금융권이 대주·STX·성동 3개 조선사에 쏟아부은 돈만 약 3년새 20조원에 이르는 셈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조선 3사에 대해 자산 매각과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해 11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추진중이다.

◇조선업계 보릿고개…자금수혈·휴직으로 ‘버티기’

조선업계는 현재 유상증자로 자금수혈에 명운을 걸고 있다. 올해 조선업 수주 회복에 따른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선가상승이 동반되지 않아 실적은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중공업은 1조5000억원, 현대중공업은 1조3000억원의 유상 증자로 자금수혈에 나서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손실 5242억원으로 2016년보다 256%나 늘었고, 현대중공업도 작년 영업이익이 1년새 96%나 급감한 146억원에 그쳤다.

중형선박의 강자 현대미포조선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500억원을 상회하는 순현금 구조여서 유상증자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여전히 일감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일감고갈로 인한 순환형 휴직을 실시중인 조선업계에 그나마 위안은 조선업황이 바닥을 치고 서서히 회복돼 수주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실제로 유가 강세와 세계 경기 회복에 힘입어 최근 빅3의 수주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지난주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각각 8억달러 규모의 선박 제조 일감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형 조선사의 경우 글로벌 발주가 늘어나면, 기술우위의 경쟁력을 가진 LNG선이나 초대형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늘어날 것이지, 중소 조선사는 중국 등 후발업체와 비교해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치열한 가격 경쟁을 통해 일감을 따낼 수밖에 없는 처지다”고 말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