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 탈퇴 공식 선언

美, 8월부터 대이란 제재 복원

업계 원유 수·출입 차질 우려

▲ 미국의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파기 및 제재에 나서기로 하면서 국내 정유업계의 원유수입 등 수출입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SK이노베이션 공장 전경.
미국의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파기 및 제재에 나서기로 하면서 국내 정유업계의 원유수입 등 수출입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이란발 공급차질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울산은 물론 한국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공식 선언하고 2015년 7월 협정 타결 이후 해제됐던 경제제재의 복원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일 대이란 제재는 3~6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8월 6일부터 복원된다. 석유 부문에 대한 제재는 6개월 뒤인 11월4일부터 적용되는데 이란 국영 석유회사(NIOC)나 이란 기업으로부터 이란산 석유, 석유제품 또는 석유화학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도 제재를 받게 된다. 해운·조선업 부문도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

제재가 시작되면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체의 이란산 원유와 초경질원유 수입길도 막히게 된다. 이란은 우리나라 전체 원유수입의 13%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는 특히 초경질원유의 경우 가격적인 메리트로 이란산을 선호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업계에서는 이란산 수입이 불가능해 질 것에 대비해 노르웨이산 초경질 원유를 수입하거나 대체재인 경질원유 수입을 추진 중이다.

업계는 그러나 수입선을 바꿀 경우 초경질유를 생산하는 국가가 한정돼 있고 운송거리도 멀어 비용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자재의 성분이 변경될 경우 업계의 설비 가동률이나 제품 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도 당분간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WTI(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가격은 오전 6시(한국시간) 현재 70.04달러로 0.98% 하락했다.

산업부는 제재가 부활해도 당장 원유 수급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미국과 협의를 통해 원유수입에 한해 제재 예외국으로 인정받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제재 때도 원유수입 예외국 지위를 인정받아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했다.

울산의 대 이란 수출 및 원유 수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울산의 지난해 대 이란수출액은 4억1240만달러로 전년 대비 13.4% 감소했다. 반면 원유 등 수입은 3259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최근 이란이 사회기반시설과 석유 설비 투자를 늘리면서 건설기계나 에어컨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었는데 이런 품목 수출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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