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대미수출 65% 점유

3년째 관련수출액 감소세

관세 현실화땐 경쟁력 타격

완성차·부품업계 걱정 태산

▲ 미국 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최고 25%까지의 관세 부과를 추진하면서 울산지역 완성차 및 부품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선적부두. 경상일보 자료사진
미국 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최고 25%까지의 관세 부과방안을 추진하면서 울산지역 완성차 및 부품업계가 공황상태에 빠졌다. 자동차는 울산의 대미 수출의 65%가량을 점유하는 최대 수출품인데다, 최근 3년 연속 대미 자동차 수출액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율의 관세까지 부과될 경우 대미 자동차 수출이 더욱 어려워질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수입산 자동차와 트럭, 부품 등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조사할 것을 상무부 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올해 3월 미국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할 때 적용한 법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에도 백악관에서 글로벌 자동차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며 수입산 자동차에 20% 관세를 부과하고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정부는 아직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전달받은 입장은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자동차업계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으로 자동차 품목에서 미국에 일부 양보한 데 이어 관세 부과 조치까지 내려질 경우 타격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국내 자동차업계에 단일 시장으로는 가장 큰 해외시장이다. 지난해 한국이 수출한 자동차 253만194대 중 미국으로 수출한 물량은 84만5319대로 전체의 33%에 달한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30만6935대로 가장 많고, 기아차 8만1910대, 한국GM 3만3946대, 르노삼성 3만159대 순이다.

미국의 관세폭탄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동차를 주력산업으로 하는 울산 산업계는 긴장감을 넘어 공황상태에 빠지기 직전이다.

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54억달러로 대미 수출액(93억5000만달러)의 58%를 차지했다. 자동차 부품(7억2000만달러)까지 포함하면 대미 수출의 65% 가량을 자동차가 차지한다. 특히 울산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2015년 60억달러로 최고치를 찍은 뒤 2016년 55억달러, 2017년 54억달러로 3년 연속 감소하며 시장 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울산자동차 업계는 최대의 위기를 맞을수도 있다.

올들어서도 지난 3월 한달 대미 자동차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27.3%, 자동차 부품수출은 11.9%나 격감했다.

미 현지공장 생산 및 부품 수요 증가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부품 수출도 타격이 우려된다.

울산의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012년(5억1000만달러) 최고치를 찍은 이후 2015년 1억8000만달러까지 격감했다가, 2016년 5억8000만달러, 2017년 7억2000만달러로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미 FTA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승용차)의 대미 수출에 관세가 붙지 않지 않고 있는데도 최근 대미 수출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에 관세가 부과된다면 고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관세부과가 현실화된다면 자동차업계의 수익성도 악화된다. 관세 부과분 만큼 모두 소비자가격에 반영하면 가격경쟁력이 뒤쳐져 판매가 줄어들기 때문에 업계로서는 최소한의 인상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동차업계는 미국이 만약 관세를 부과한다면 장기적으로는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작년 기준으로 현대차가 32만8400대, 기아차는 29만3793대 등 총 62만2193대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울산의 대미 자동차·자동차부품 수출 추이(단위 : 억달러)
연도20102011201220132014201520162017
자동차3042525156605554
차부품3.24.15.153.11.85.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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