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중 특별취재본부 기자

바둑에는 패(覇)가 있다. ‘패’는 바둑판에서 한 판 승부를 짓는 중요한 단초다.

때로는 바둑판 승부를 제쳐두고 패싸움에 집착하는 경우도 있지만 패싸움을 잘해야 바둑에서 이기는 것이 상례다. 울산의 행정수장과 교육수장, 국회의원, 단체장, 지방의원 등 총 80명의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도 본 후보등록과 함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정치인들의 패싸움 판이 펼쳐진다.

이런 상황속에서 여전히 ‘깜깜이 선거’ ‘묻지마 투표’등의 단어들도 선거판 위에 오르내린다.

매번 반복되어 왔던 지방자치 실종, 정책선거 실종 등의 이야기가 이번에는 반복되지 않길 희망한다는 시민단체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제 유권자들이 패싸움 판에 완장(?)을 차고 심판으로 등장해야 한다. 투표도 하지않고, 인물투표도 하지 않으면서 ‘저런 사람이 왜 됐어’ ‘이게 우리 선거수준이야’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7장의 투표 용지를 받게된다. 국회의원 재선거까지 치러지는 울산 북구주민들은 기본 7장에 국회의원 재선거 1장의 투표용지를 더 받게 된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어느 후보가 어느 선거에 나왔는지 조차 모르고 투표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유권자의 권리는 정책을 바르게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며, 의무는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바로 지금 울산 지방선거에 화합과 선의의 경쟁으로 ‘선진 정치문화 구현’이라는 정치대마를 살릴 수 있는 절묘한 패를 써야 할때다.

그렇지 않고 후보는 당선만 되면 그만이고, 정당 및 정치세력들은 누가되든지 자신의 자리 몫에만 연연하는 ‘악수(惡手)’를 고집할 경우 이 패는 울산 선거판 링위에 오른 모두에게 패자라는 멍에를 안기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네거티브가 아닌 화합의 악수로 손잡고 공정경쟁을 다짐하며 선거를 치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선진 선거문화상의 첫 시발점이 아닐까 싶다.

이형중 특별취재본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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