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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재명의 계절 한담(閑談)
[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58)]봄 꿩, 제 울음에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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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1  22: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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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선임기자

최근 태화강대공원 한복판에까지 꿩이 날아들어왔다. ‘꿩’ ‘꿩’ 운다고 ‘꿩’으로 불리는 이 새는 그 울음소리와 날개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지진을 알려줄 정도라고 한다. 꿩은 겨울 내내 다리 오그리고 있다가 5~6월이 되면 먹이를 찾거나 새끼를 낳아 기르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인다. 그러다가 날이 차츰 더워지면 공연히 ‘꿩!’ ‘꿩!’하면서 날아올라 사냥꾼의 표적이 되거나 매의 먹잇감이 된다. 이를 춘치자명(春雉自鳴), 또는 ‘봄 꿩이 제 울음에 죽는다’라고 말한다. 포수의 총탄은 허풍떠는 꿩의 가슴팎을 여지 없이 관통한다.

선거가 하루 남았다. 각 후보들이 자웅을 겨루는 일진일퇴의 형국에서 ‘춘치자명’의 어지러운 울음소리들이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꿩은 어리석게도 제스스로 잘났다고 뻐기다가 비극을 맞는다. 특히 장끼는 화려한 용모로 주위를 현혹하지만 머리가 나쁜 꿩은 다급해지면 풀섶에 머리만 처박고 몸뚱이는 내놓는 우를 범한다. 도탄(塗炭)에서도 눈만 감으면 된다는 ‘장두노미(藏頭露尾)’. 지난 2010년을 보내면서 교수신문은 이 사자성어를 국민들에게 배포했다. 꿩이 가장 취약한 때는 수풀에 머리를 처박지 않고 제자리에서 갑자기 날아오르는 순간이다. 속도가 붙지 않은 상태에서 이륙을 하다보니 진흙탕에 빠지고 나무뿌리에 부딪히고 결국 매의 눈을 피하지 못하게 된다.

매는 조류 중에서 눈이 가장 좋은 새로, 시력이 9.0이다. 정확도도 높아 500m 거리에서 신문글을 볼 수 있다. 육식동물은 눈이 얼굴 정면에 있어 목표지점에 시선이 꽂히지만 초식동물은 눈이 양옆에 있어 넓게 본다. 그러나 매는 이 둘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

   
▲ 꿩(장끼·왼쪽)와 까투리.

<몽골비사(蒙古秘史)>에 의하면 몽골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매사냥이 매우 유행했다. 지금의 ‘보라매’나 ‘송골매’는 몽골어(語)인 ‘보로(boro)’와 ‘송휼(songhol)’에서 나왔다. 보라매란 길들인 어린 새끼 매를 말하며 하얀색의 송골매는 징기스칸에 의해 후일 국조(國鳥)로 지정됐다. 보라매는 해동(海東)에서 나는 청매라고 해서 ‘해동청(海東靑)’이라는 이름도 붙었다. 이 밖에 날지니(길들여지지 않은 야생 매), 산지니(야생에서 1년 이상 훈련시킨 매), 초지니(1년 동안 사육해서 훈련시킨 매), 수지니(3년 이상 훈련시킨 매) 등도 모두 몽골어에서 유래했다.

‘꿩 잡는게 매’

내일(13일)은 투표일. 전 국민이 ‘매의 눈’으로 지켜 볼 일이다.

이재명 선임기자

<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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