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와의 삶, 작품 ‘망각’에 녹여”
영어 스펠링으로 발레 정의

▲ 지난 9일 CK아트홀에서 열린 경상일보비즈니스컬처스쿨 제19강에서 김용걸 한예종 교수가 ‘My Life as a Baiiet’을 주제로 시연과 강연을 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흔히 발레하면 러시아를 떠올리지만, 발레는 13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됐다. 발레(Ballet)의 어원은 이탈리아어 발라레(Ballare)로 ‘춤을 춘다’라는 뜻이다. 당시에는 귀족들을 위한 궁정사교춤으로 공연됐으며, 16세기 프랑스 왕 앙리 2세에게 시집을 간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의 카트린느 여왕에 의해 더욱 발전됐다. 프랑스에서 꽃을 피운 발레는 이후 러시아에서 열매를 맺으며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다.

지난 9일 울산 CK아트홀에서 열린 경상일보 제8기 비즈니스컬처스쿨(BCS) 마지막 강의에서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대중들이 쉽게 발레를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김 교수는 ‘My life as a ballet’를 주제로 자신의 삶을 표현한 작품을 직접 선보이며 청중들의 마음 속에 발레를 각인시켰다.

이날 김 교수는 청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어 스펠링을 통해 발레를 정의내렸다.

그는 “ballet의 B는 발레공연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바로 무대 위 무용수를 위한 최고의 칭찬 BRAVO다”며 “남자 무용수에게는 BRAVO, 여자 무용수에게는 BRAVA, 두명 이상의 군무라면 BRAVI라고 외치면 된다. 훌륭한 공연을 본다면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지 말고 표현하는 것이 무용수들에게도 큰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흔히 대중들이 발레공연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대사가 없이 오로지 동작으로만 감정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이에 김 교수는 발레의 동작에 포함된 마임을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남녀 수강생들을 직접 무대 위로 불러내 발레공연에서 흔히 쓰이는 사랑고백, 춤을 권하는 동작 등을 재현했다.

김 교수는 발레의 스펠링 E는 표현(EXPRESSION)을 뜻한다고 설명하며 자신의 발레인생을 들려줬다. 그는 국립발레단의 주역배우였던 28살 새로운 도전을 위해 세계 최고로 꼽히는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에 연습생으로 들어갔다. 험난한 과정이었다. 최고의 자리에 있다가 한낱 연습생 신분으로 떨어진 그는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받았으며, 그 울분은 오로지 춤으로 토해낼 수밖에 없었다. 김 교수는 당시의 감정을 토대로 만든 작품 ‘망각’을 직접 청중들에게 선보이며 발레와 함께 했던 자신의 삶을 춤으로 보여줬다.

김 교수는 1990년대 각종 국제발레콩쿠르에서 수상했으며, 국립발레단 주역과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솔리스트를 역임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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