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장 유통 개선한 알뜰주유소

적정유가로 국민후생 향상에 기여

▲ 문병찬 한국석유공사 비축사업본부장
대규모의 국제무역이 신속하고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오늘에도 주요 에너지 상품, 특히 원유의 경우에는 국제가격과 국내가격 간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흥미로운 점은 국제유가가 상승할 때에는 국내유가 역시 재빠르게 올라 가격차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 반면, 국제유가가 하락할 때에는 국내 기름값이 제법 시일을 두고 떨어진다는 것이다.

국제유가와 국내유가 간 가격 비대칭성 발생원인에 대한 여러 연구가 있으나, 국내 석유시장 구조가 과점화 되어 다른 나라에 비해 덜 경쟁적인 것이 주 원인이라는 연구가 특히 눈길을 끈다. 알려진 대로, 과점시장에서는 공급자간 경쟁을 통해 상품가격을 낮추는 경쟁시장의 기본원리가 원활히 작동하지 않는다. 치열한 경쟁 없이도 일정의 이윤이 안정적으로 보장되기 때문에 공급자가 구태여 힘든 노력을 들여 공급가격을 낮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석유 유통시장이 과점화 되어 시장효율성이 저해되고 있다는 인식은 정부가 제품유시장 유통개선 사업을 추진하게 된 중요한 배경이었다. 정부는 시장경쟁 촉진을 통한 국민복지 증진을 위해 2011년 말 알뜰주유소 사업을 출범시켰으며, 후발주자로 참여한 알뜰주유소는 지난 7년 간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국내 석유유통시장 제5의 브랜드로 성장하였다.

시행 초기, 알뜰주유소 기름값이 당초 기대와 달리 별로 싸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알뜰주유소가 경쟁을 촉진해 국내 석유시장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다는 점에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동 사업이 원가절감과 중간 마진 최소화 정책에 기반해 저렴한 유류를 공급해온 결과, 인근 일반주유소 가격을 낮추는 당초 목적에 더해 시장 내 가격인상을 억지하는 지표가격의 역할도 수행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수치를 보면 이러한 사실은 더욱 명확하다. 국제가격과 국내가격 차이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보면, 동 사업시행 이후 시장 내 휘발유 가격이 전반적으로 리터당 약 63원(2017년 기준) 인하된 것으로 밝혀졌다. 일반주유소보다 리터당 약 30~40원 정도 저렴한 알뜰주유소의 판매가격까지 고려할 때, 실질적 기름값 인하효과는 리터당 약 100원에 달할 것으로 판단된다.

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 간 가격차이가 미미하여 사업시행 효과가 의문시 된다는 일부의 지적은 그 사업시행 전후의 인과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비롯된 것이다. 알뜰주유소가 시장 내 저렴한 기름을 공급함 일반 주유소가 경쟁을 위해 가격을 따라 내렸고, 그 결과로 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 간 가격차이가 좁혀진 것이 정확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알뜰주유소는 석유관리원 및 알뜰용 유류 공급사에 품질점검을 주기적으로 의뢰하는 등 양질의 석유제품을 공급하는데도 관심을 쏟고 있다.

‘알뜰주유소에 가짜석유가 있다’는 소리가 있기도 했지만 객관적으로 검증된 실상은 이와 다르다. 2017년 기준으로 알뜰주유소의 불법행위 적발률은 0.6%로 나타났다. 전체주유소 대상 불법행위 적발률은 1.8%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일반주유소에서 알뜰주유소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불법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와 신뢰기반 구축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전개한 결과, 알뜰주유소의 불법행위 적발률이 눈에 띄게 낮아진 것이다.

알뜰주유소 사업의 존재이유는 시장 내 경쟁을 촉진하여 국민에게 저렴한 가격에 기름을 공급하는 데 있다. 실제로 동 사업은 공급자 간 경쟁을 유발하여 기름값 인하 및 적정마진 유지 효과를 내고 있어, 최종 소비자인 국민의 후생수준을 향상시키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해오고 있다. 알뜰주유소 사업을 단순히 기업 또는 개인의 이익추구 차원에서만 보아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이유이다. 문병찬 한국석유공사 비축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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