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작가 ‘자연에서…’ 문학강연

▲ 소설가 김훈은 지난 8일 제3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서 <고래여, 고래여>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산과 바다를 이어주는 울산 태화강은 원시와 현재를 잇는, 삶의 ‘직접성’을 보여주는 위대한 물줄기입니다”

작가 김훈은 8일 오후 제3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서 ‘자연에서 이야기하다’라는 제목으로 문학강연을 했다. 주제는 ‘고래여, 고래여’.

김훈은 이날 의외의 주제를 내놓으면서 작심한듯 부제 ‘반구대 암각화에 대한 나의 요즘 생각’을 이야기했다. 강물을 막고 있는 댐을 우회적으로 이야기했다.

“반구대 암각화는 엄청난 그림입니다. 반구대 암각화는 산에서 바다로 나아가는 ‘자유파행’의 길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고, 울산인들의 역동적인 삶이 흘러가는 현장이기도 합니다.”

김훈은 이런 반구대와 태화강의 역동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삶의 현장’이 바로 고래와 호랑이와 멧돼지와 표범들이 그려져 있는 벽화이며, 벽화 속 그들은 인간과 동행하면서 죽음과 삶의 고비를 함께 넘어온 동반자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현대인들은 무엇하나 삶을 직접 겪는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컴퓨터와 정보와 인터넷과 미디어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고 있을 뿐, 직접 겪어 보는 일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직접성’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반구대 암각화의 그림들처럼 삶은 손바닥과 발바닥과 피부로 느껴야 진실로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훈은 태화강과 관련, 강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자유’를 원하고 ‘직접성’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강을 가로막는 행위는 인간과 물의 행로를 가로 막는 것(댐 같은)과 같다고 말했다.

“울산의 위대한 물줄기, 태화강은 앞으로도 구불구불하고 자유롭고, 유장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반구대에서 바다로 가는 40㎞의 여정은 우리의 시간이고 우리의 나아갈 바라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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