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등억리 영남알프스 복합월컴센터 부지에 지난 3월 개관한 번개맨우주센터는 국비 5억5000만원, 군비 45억7700만원, 민간자본 3억원 등 총 54억2700만원이 투입됐다.

군은 영남알프스를 전국에 알리고,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로 이 번개맨우주센터를 개관했으나 애초부터 도심과는 워낙 동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어린이들의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다. 또 영남알프스를 홍보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외지인 가족들의 이용은 미미했다. 가정집이라고는 없는 모텔촌 인근에 어린이 시설을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울주군은 번개맨우주센터의 이용률이 낮고, 주중과 주말간의 편차가 너무 나자 체험시간을 늘리고 기존 프로그램을 보강해 이용객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1관인 번개우주선에서 나와 2관인 번개미로로 진입할 경우 놀이시설인 ‘도로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요금도 단체할인 등 인센티브를 적용할 수 있는 체계로 다양화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사실 지난 3월 번개맨우주센터가 개장한 뒤 평일 이용객은 불과 45명이었고, 주말 이용객은 375명을 넘지 못했다. 이를 환산하면 1년 이용객이 2만명에도 못미친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군이 지난 2017년 수립한 관리운영계획 용역에 따르면 번개맨우주센터의 목표 손익분기점은 연간 16만6500명(월 1만3800명)이었다. 단순 계산으로 보더라도 번개맨우주센터는 앞으로 매년 수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신불산·간월산 기슭의 등산로 입구에 생뚱맞게 어린이를 위한 번개맨우주센터를 건립하겠다는 발상부터 군민들의 뜻과 맞지 않았다. 자가용을 운전할 수 없는 어린이들은 가족과 함께 오지 않으면 절대로 번개맨우주센터를 이용할 수 없고, 설사 이 시설을 이용한다 하더라도 주위에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관이나 놀이시설 같은 부대시설은 하나도 없는 이 오지에 번개맨우주센터를 건립한 것이다. 2~3시간에 한번씩 들어오는 버스를 어린이들이 혼자 이용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그러니 지난 3월 개장 이후 평일 이용객이 45명에 불과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울주군이 ‘번개맨을 활용한 전국 유일의 체험시설’을 강조하면서 번개맨우주센터의 시설과 장비를 계속 확대한다면 앞으로의 모든 적자는 군이 책임져야 한다. 대책 없이 시설투자를 고집하며 세금만 축내지 말고 프로그램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운용의 묘를 살리는 방안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