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력산업 체질개선 통한 ‘신 르네상스’ 시대로

▲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울산 주력산업의 체질개선과 고부가가치화가 침체의 늪에 빠진 울산경제 회생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울산석유화학단지 전경.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수십년간 산업수도 울산의 첨병역할을 해 온 기존 제조업의 부활이야 말로 침체의 늪에 빠진 울산경제 회생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울산 제조업 근간인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지역 주력산업의 체질개선과 함께 고부가가치 창출에 필요한 맞춤형 신산업 육성을 통해 궁극적으로 기초산업의 몸집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석유화학산업 구조 고도화
사업다변화 노력 병행돼야
조선, 스마트·친환경 특화
미래 선박수요 선제 대응
지역 국가산단들 노후화
첨단 제조업 메카화 시급

◇고도화·고부가가치화·신산업육성 ‘삼각편대’ 강화해야

울산의 주력산업인 석유화학산업은 올해부터 경기하향인 다운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가변동’ ‘수요정체 및 감소’ ‘공급과잉’ 이 3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 중동에서 납사를 분해해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설비인 NCC를 비롯한 ECC(에탄크래커공장) 등이 증설되면서 ‘화학산업의 쌀’인 에틸렌 공급과잉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부분도 울산 석유화학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울산 수출물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거대시장인 중국조차 자급률을 높이고 있어 당장 수출다변화가 급선무다.

전문가들은 이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석유화학산업의 구조고도화, 정밀화학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바이오화학산업 등 신산업 집중 육성 등의 방안이 더욱 구체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세계 최고수준의 운영 및 생산기술을 토대로 에너지관리 등으로 고도화하고 정밀화학의 소재분야를 고부가가치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산업구조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업스트림 분야인 정유와 다운스트림 분야의 석유화학 업계간 공동 윈윈전략도 새롭게 짜야 한다. 신산업육성은 석유화학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과 융합할 수 있는 부분에서도 찾아 나서는 한편 연료 등 전지산업과 함께 울산산업의 특성으로 감안해 안전분야를 신산업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도 있다.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RUPI사업단장은 “중동이나 중국에서 범용제품을 직접 만들면서 울산 석유화학산업의 원가경쟁력은 뒤쳐질 수밖에 없다. 결국은 기존 산업의 구조고도화로 이런 대외환경을 돌파해 나가야 한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선분야는 스마트·친환경·LNG 등으로 특화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도록 새판짜기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현대중공업은 물론 중소 조선기자재업체들도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미래 선박수요에 대응하는 전략을 강화하는 한편 통합 스마트십 솔루션이 적용된 차세대 스마트십 건조 능력도 향상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가산단 구조고도화 시급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와 온산국가산업단지의 지난해 11월 누계 기준 평균 공장가동률은 각각 89.9%와 92%다. 1년전과 비교하면 미포산단은 1.8%p 감소했다. 이는 지역 국가산단이 노후화된데다 젊은 노동인구가 빠져나가면서 발생하는 노동력 부족, 조선업·자동차 업종의 불황으로 인한 도미노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 따른 여파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힘을 모아 지역 국가산단을 첨단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노후화된 산단에 지식산업센터, 창업공간, 오피스 등의 정규공간은 물론 기업지원시설 등을 강화해 환경개선을 통한 산단의 구조고도화를 꾀하는 한편 첨단 제조업 위주로 체질개선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산단내 기업 상당수가 대기업의 하청구조인데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탈피해 첨단 제조업의 메카로 바꿔나가야 젊은 우수인재가 모이고 산단도 미래형 최첨단 시스템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울산과 비슷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구미공단과 포항공단에 대해 경북도가 산업구조 고도화 및 신산업분야 육성책으로 ‘스마트­X 산업혁신 신전략 2020’프로젝트를 선택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율주행차 전장부품 클러스터, 인공지능 홈케어 가전 특화단지, 차세대 디스플레이 혁신기반, 중소 철강기업 지원센터 구축 등을 통해 신산업 육성과 기존 제조산업의 생태계 육성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석이다.

울산국가산단내 기업체 관계자는 “울산도 미래형 산단으로 체질개선에 나서 산업근간인 제조업분야부터 특화해 지역경제 기반을 더욱 확고히 다져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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