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극심한 조선업 불황을 털고 세계 최강의 미래조선산업 기지로 거듭나기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경기가 급강하하기 시작했던 울산 조선산업은 10년 불황터널을 뚫고 세계 선박수주경쟁의 대열에 합류했다. 울산시는 지난 27일 울산과학기술원과 울산테크노파크 등 8개 기관 관계자 2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미래 조선산업 전략적 발전 로드맵 수립 간담회’도 개최했다. 조선산업 로드맵은 우리나라의 조선산업의 밑그림이자 울산 조선산업의 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 조선산업 전략적 발전 로드맵’의 방향은 크게 친환경·스마트 선박의 차별화된 독보적 기술확보, 조선 중소기업 육성 및 경쟁력 강화, 상생협력으로 글로벌 위기 대처능력 배양 등 3가지로 요약된다. 시는 오는 4월 ‘울산 미래 조선산업 비전 선포식’과 함께 용역에 착수해 10월 마무리하고 본격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수소 등 친환경 선박 개발에 대한 공격적인 연구로 조기에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두번째 조선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부품 및 기자재 중심 연구개발 지원과 중소기자재업체에 대한 대형사 보유 기술의 무상 이전 등을 꼽았다. 울산의 경우 중소 조선업체의 수출실적이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세번째 글로벌 위기 대처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지역 조선업의 선순환·발전을 위한 모델 정립과 울산 조선업 특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가와 지자체R&D 및 기반구축사업은 결국 기업이윤 확대와 지역경기 부양 효과를 파생하고, 정부 및 지자체와 연구기관, 대중소 기업간 유기적 선순환의 실마리가 된다는 것이다.

울산의 조선산업 위상을 살펴보면 출하액, 부가가치액, 사업체 수, 종사자 수 등에 있어서 단일 도시로는 전국 비중이 가장 높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 추진으로 수주경쟁력이 대폭 강화됐고, 최근의 수주회복에 힘입어 현대중공업의 지난 2018년 12월 현재 수주잔량은 279척에 이르는 등 세계 조선업계의 상위권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은 지난해 전 세계 발주량 71척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25척(35.2%)을 차지했다.

울산이 과거의 극심한 불황터널을 더 이상 겪지 않고 세계적인 조선산업 메카로 부동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 수준의 포괄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조선업 위기 이후 세계의 조선산업은 스마트, 친환경 선박 등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만일 과거와 같은 패러다임으로 조선산업의 경기회복을 기다리다가는 언제 또 위기를 겪을지 모른다. 국가수준의 포괄적 리더십과 조선업 도시 울산의 저력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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