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할 틈 없는 판소리 명강의
“판소리 완성은 청중의 추임새”
지역별 민요 차이 가요로 설명

▲ 지난 5일 CK아트홀에서 열린 ‘제9기 비즈니스컬처스쿨’ 첫강의에서 판소리명창 김정민 선생이 특강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경상일보 제9기 비즈니스컬처스쿨(BCS) 첫 강연은 민요와 판소리로 국악의 생명력을 몸소 체험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4일 CK아트홀에서 열린 제1강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부가 이수자 김정민 명창이 ‘우리 소리 생명력’을 주제로 약 100분 간 즉석 공연을 곁들인 강연을 진행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국악에 입문한 김 명창은 2015년 제19회 송만갑 판소리·고수대회에서 명창부 대통령상을 수상하는등 40년째 소리 공력을 쌓아 왔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흥보가’ 7번, ‘적벽가’ 3번 등 모두 10번의 완창 판소리 무대에 올랐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인 고 박송희 명창을 사사했다. 뉴욕카네기홀과 호주 오페라하우스에서도 판소리를 공연했고 체코슬로바키아 세계연극제에서는 판소리 공연으로 모노드라마 대상을 수상하며 세계인들에게 우리 소리를 알리기도 했다. 이에 앞서 1993년에는 2800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영화 ‘휘모리’의 여주인공으로 발탁 돼 그 이듬해 대종상영화제 신인여우상도 수상했다.

김 명창은 국악인이지만 이처럼 국내외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엔터테이너다. 그의 강연은 민요와 판소리 뿐 아니라 트로트와 K-POP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인기가요까지 들려주며 한 시도 지루할 틈 없이 진행됐다. 판소리를 스스로 ‘1인 뮤지컬’이라고 한 것처럼 김 명창은 본인의 지식과 기량을 한정된 공간에서 십분 발휘해 객석으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었다.

강연 중에는 경기권, 강원권, 경상권역 민요에 이어 진도아리랑으로 대변되는 남도민요에 이르기까지 지역별 차이를 이해하기 쉽게 들려주기 위해 그에 맞는 대중가수와 인기가요도 들려줬다. 구슬픈 가락의 강원도는 가수 심수봉의 노래를 밀양아리랑의 경상도 소리는 나훈아의 ‘무시로’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김 명창은 국악을 지루하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대중들에게 “우리 소리는 고수와 소리꾼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이 청중인데, 그들이 추임새를 넣어줘야 비로소 판소리가 완성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추임새를 넣어 줄 청중이 없다면 나 같은 소리꾼은 앞으로 박물관에 가야만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우리 소리가 박물관에 갇히지 않도록 나 또한 노력할 것이니, 청중들도 열린 마음으로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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