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2287%로 급증
고강도 구조조정안 발표
美·英 효자사업 지분 매각
인력감축·긴축예산 병행
내년 부채율 500%대 목표

▲ 지난 7일 한국석유공사 임직원들이 비상경영에 대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부채비율이 2200%가 넘을 정도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울산혁신도시내 한국석유공사(사장 양수영)가 해외 우량자산 패키지 매각, 인력감축, 예산긴축 등 추가적인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1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018년 결산결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675억원 증가한 5434억원에 달했고 부채원금 6742억원 상환에도 지난 대형화 사업의 후유증으로 영업외비용이 발생해 1조159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이에 따른 급격한 자본감소로 부채비율이 2287%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석유공사는 11일 비상경영계획안을 발표하고 미국의 셰일가스 광구인 이글포드와 영국 에너지기업 다나페트롤리엄(이하 다나) 등에 대해 지배력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지분 상당량을 올해 중 매각할 계획이다.

비상경영계획에는 재무구조 개선, 인력구조조정, 비용절감을 통해 부채비율을 올해 1200%대로, 내년에는 500%대로 낮추는 방안이 담겼다. 이는 2016년부터 추진해 온 구조조정 계획보다 한층 강화된 수준이다.

▲ 한국석유공사가 부채비율이 2287%로 급증함에 따라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공사는 기존의 비핵심자산뿐 아니라 미국과 영국의 이들 두회사에 대한 일부 지분 매각을 올해중에 완료하고,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수익성 있는 우량자산을 패키지화해 민간참여를 유도, 자본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그나마 해외사업의 ‘효자’로 알려진 이들 두 회사의 보유지분 30~40%를 현재 계획대로 매각하면 8000억~9000억원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공사측은 판단하고 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를 거쳐 나머지 보유 지분과 아랍에미리트(UAE), 카자흐스탄 등에 있는 다른 우량 자산을 묶어 민간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내년 기준 자본확충 목표는 총 2조4000억원이다.

2016년부터 추진해 온 인력감축도 수위를 높여 상위직원 현원 10% 감축, 해외근무자 23% 감축, 장기근속자 명예퇴직 유도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선다. 비용절감의 경우 예산을 긴축 편성하고, 예산집행 단계에서는 절감액을 전년 5%에서 30%로, 유보액을 15%에서 20%로 각각 상향했다.

석유공사 경영진은 올해 초 비서진을 대폭 축소하고 임원용 차량기사의 공동운영을 시작했으며 올 상반기 중 임원숙소를 매각한 뒤 규모를 축소해 임차할 계획이다.

양수영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금 50%를 반납하기로 했다.

앞서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7일 울산 본사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결의대회를 가졌다.

양수영 사장은 “부채율이 높긴 하지만 현재 부채 약 17조원 가운데 13조원 가량은 장기 금융차입금으로 단기 유동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자본확충으로 내년까지 부채비율을 확 끌어내리고 동해 가스전 추가 개발 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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