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지방정원에 ‘텐트 피크닉’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텐트족들이 등장해 지방정원을 오염시키고 꽃 구경 나온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들은 텐트 인근에 쓰레기를 방치하고 텐트 안에서는 애정행각을 벌이는 등 울산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지방정원이 도심 속의 흉물로 전락하기 전에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태화강지방공원은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을 꿈꾸고 있는 도심 속의 공원으로, 매년 5월 봄꽃대향연 기간에는 4일만에 30여만명이 찾았다. 한 달 동안 수백만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텐트는 야외 피크닉의 필수품목이다. 도심 공원에서 아이들이 잠을 잘 수 있고, 산보를 하고 난 뒤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가정집에서도 침대에 텐트를 치고 잠을 자는 경우도 많다. TV에는 소음과 미세먼지 등을 차단하는 각종 텐트 상품들도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텐트가 볼썽사나운 애정행각의 도구가 된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심 한복판에서 남녀가 밀폐형 텐트 속에서 무슨 행위를 하는지는 안 봐도 알 수 있다. 텐트 밖으로 내 놓은 음식들을 보면 소주와 맥주, 컵라면, 족발, 짜장면, 탕수육 등 온갖 것들이 다 있다.

태화강지방공원은 봄철부터 가을까지 내내 꽃이 핀다. 봄철의 수레국화, 안개꽃, 양귀비, 철쭉부터 가을의 국화까지 온통 꽃 세상이다. 그러다 보니 태화강지방공원에는 항시 사람들로 붐빈다. 산책하는 관광객들에게는 밀폐된 텐트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까지 다 들려 그 자체가 공해다.

태화동 일부 주민들은 젊은 남녀의 애정행각에 제동을 거는 사람들도 많다. 해가 빠지면 즉시 텐트를 걷도록 하고 먹고 난 음식 그릇과 찌꺼기는 모두 수거해 지정된 장소에 버리도록 계도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이렇게 계도하는 정도로는 지방공원의 품격을 지킬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공원 관리 조례나 규칙을 정해 준수하도록 하는 제도의 정착이 시급하다.

외국에서도 과도한 애정행각을 절제하도록 하는 장치가 많이 있다. 예를 들면 텐트의 2개 면을 동시에 개방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고, 텐트 대신 돗자리를 이용하도록 하는 관리규칙도 있다. 서울의 한강공원에는 저녁 7시 이후에는 텐트를 철거하도록 하고 있다. 일몰 후에는 각종 범죄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야간에 밀폐형 텐트는 모두 철수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 것이 시민들을 위한 태화강지방정원이 국가정원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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