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산업의 현안은 산업폐기물·산업폐수 처리와 공업용수 부족으로 대표된다. 제품을 만들 때는 물이 필요하고 제품을 만들고 난 뒤에는 폐기물·폐수가 남는다.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규모가 큰 국가산업단지라 해도 가동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물문제와 산업폐기물 처리 문제는 기업에만 맡겨놓을 수 없는 현안 중의 현안이다.

송철호 시장이 13일 울산석유화학공업단지협의회에서 열린 울산시공장장협의회 간담회에서 산업폐기물 처리 등 산업단지와 관련한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송시장은 기존 산업폐기물 처리업체의 매립 용량을 늘리고 기업의 자체 매립시설을 설치하도록 유도하며, 공영개발·민간개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산업폐기물 처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송 시장은 또 현재 온산하수처리장의 시설용량이 부족하지만 회야하수처리장의 하루 처리용량 2만㎥의 시설 증설이 이뤄지면 정상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국가산단 내 폐수의 처리를 위해 기존 용암폐수처리장 부지 내에 하루 3만㎥의 설비 증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송 시장은 이날 오후에는 ‘용암폐수처리수 재이용시설’ 준공식을 개최했다. 용암폐수처리장은 울산석유화학단지에서 발생되는 폐수를 처리한 뒤 외항강으로 방류하고 있는데, 이 중 일부를 재처리해 기업체 생산공정에 사용되는 ‘순수’와 ‘여과수’ 등 공업용수로 활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폐기물·폐수 문제, 공업용수 문제는 하루도 연기할 수 없는 울산 산업의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현안이다. 울산시가 산업폐기물 처리업체인 이에스티와 코엔텍이 신청한 매립장 증설 허가를 내 주기로 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증설허가가 나면 코엔텍은 120만㎥, 이에스티는 18만㎥까지 처리 용량이 늘어나고 기한도 6년정도 연장할 수 있다.

폐기물업계에 따르면 울산지역의 산업폐기물은 65%가 타 지역으로 나가고 있다. 지금 많은 지자체들은 울산을 비롯한 외지에서 반입되는 폐기물을 받지 않는다. 만일 타 지자체에서 반입을 금지하면 자타가 공인하는 산업수도 울산은 진퇴양난의 형국에 빠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산업 현장은 숨가쁘게 넘어가는 공정의 연속이다. 이 공정을 소화해내지 못하면 현장은 문을 닫게 된다. 울산은 일찍부터 산업폐기물 문제에 직면해 있었지만 차일피일 문제해결을 미뤄왔다가 급기야 지난해 말 공장장협의회가 기자회견을 하는 등 강력한 대책을 촉구하자 대책을 내놓았다. 울산석유화학단지의 기업들은 세계적으로 경쟁하는 초일류 기업들이 많다. 울산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이 이 석유화학단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시장이 늘 외치는 ‘기업이 살아야 울산시가 산다’는 구호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기업 관계자들은 눈여겨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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