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비전위원회 녹색안전분과 태화강소위원회와 울산시가 공동주관한 ‘태화강 생태환경 향상 시민토론회’가 18일 울산시 의사당에서 열렸다. 이날 국립순천대학교 김현우 교수가 주제발표한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위한 하천생태계 복원: 수생태계 건강성 회복’은 울산 태화강의 수생태계를 되돌아보게 한 계기가 됐다. 울산은 지금도 태화강을 비롯한 많은 하천이 야영장과 수목원, 공원 등에 희생되면서 파괴되고 있다.

그 동안 울산은 화학적산소요구량(COD), 부유물질(SS),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등으로 하천의 오염여부를 파악해 왔다. 그러나 이제 하천 수질 관리의 패러다임이 획기적으로 바뀌었다. 인간이 배출해 낸 오염물질을 얼마나 정화했느냐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하천에 사는 생물이 얼마나 건강하게 살고 있는지를 평가해야 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물관리의 최종 목표는 ‘수생태계의 온전성과 건강성의 달성’에 두고 있다.

태화강지방정원의 경우 원래 태화강의 둔치였으나 지금은 공원으로 바뀌었다. 그렇지만 이 공원은 아직도 태화강 둔치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으며, 수달 등 각종 동물들이 강물 속으로, 뭍으로 자유자재로 드나들고 있다. 그러나 상류 지천쪽으로 올라갈수록 하천관리는 엉망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울주군 상북면 등억마을 별빛야영장 앞 작괘천의 경우 하천 가운데 있던 아름다웠던 자연석들은 모두 철거되고 하천 양쪽은 두부모양으로 다듬어진 돌계단으로 교체됐다. 자연미는 사라지고 자갈만 남은 콘크리트 제방으로 변모했다. 대운산도 마찬가지다. 자연석은 모두 제방으로 걷어내졌거나 쪼개져 버려졌고 하천 바닥은 자갈만 남았다. 그러다 보니 물고기들은 몸통이 백일하에 들어나고 둔치 동물들은 뜨거운 직사광선을 피하지 못해 산으로 올라가 버렸다.

김현우 교수는 하천의 교란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사례를 시민들에게 설명했다. 가장 바람직한 하천은 계곡의 자연석을 그대로 두면서 물이 돌 사이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경우다. 반대로 가장 안 좋은 사례는 하천 안의 자연석을 모두 걷어내고 제방을 마치 조각하듯 돌을 다듬어 얹는 경우다.

태화강의 상류에서는 지금도 아름다운 하천을 만든답시고 돌을 부수고 걷어내고 있다. 대운산에서는 수목원을 만든다고 하천을 변형시키고 있다.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자연을 활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접근성을 높이는 시설이나 야영장도 더러는 필요하다. 하지만 자연과 더불어 사는 공간을 만들겠다면서 자연을 파괴하는 아이러니한 행정은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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