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는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중추 관광시설이다. 케이블카를 잘 만들면 침체에 빠진 지역경제를 그나마 되살릴 수 있다. 대명리조트의 계열사인 대명건설이 ‘영남알프스 케이블카’와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 사업제안서를 울산시에 공식 제출했다. 대명건설은 2020년 상반기에 2개 케이블카를 동시 착공해 2021년 하반기에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최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환경적으로 문제가 없고 정부의 심사에서 승인을 받는다면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대명건설이 내놓은 영남알프스 ‘등억정류장~간월정류장(1.68㎞)’ 케이블카 노선은 큰 문제가 없는 구간으로 보인다. 지주 설치에 따른 산림훼손을 들어 케이블카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오히려 산림훼손이 줄어든다는 논리에 찬성하는 사람들도 많다. 한 번도 산 위에 올라보지 않았던 노인과 임산부, 어린이, 환자 등에게 케이블카는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수많은 케이블카 이용객들이 능선을 밟으면서 광활하게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안전시설과 억새 훼손, 쓰레기 투기, 동물에 대한 배려, 소음 등은 케이블카 설치와 함께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밀양 케이블카의 경우 군데군데 조망시설을 설치했으나 등산객 대부분이 천황산 쪽으로 빠져나가 능선 훼손을 가속화하고 있다. 반대로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의 경우 탑승객의 이동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영남알프스·대왕암 케이블카는 모두 천하절경에 설치된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그만큼 울산의 관광산업의 견인차가 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케이블카만으로는 부족하다. 연관산업들이 따라 와야 한다.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언양 등 서부권은 숙박시설이 거의 없는 지역이다. KTX와 지근 거리에 있고, 통도사, 석남사, 반구대암각화, 언양읍성 등을 끼고 있지만 관광객들이 묵을 호텔은 거의 없다. 근처에 등억온천단지가 있으나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시설이라 하기는 어렵다. 동구도 마찬가지다. 현대호텔 외에는 많은 관광객을 수용할만한 규모 있는 숙박시설은 없다.

동구 일대의 수산물 타운, 언양의 불고기 등 먹거리를 활성화하고 가족단위 관광객을 위한 놀이시설, 반구대암각화 등을 이용한 관광상품, KTX와 연계된 교통도 확보해야 한다. 케이블카의 성공여부도 결국 울산시의 총체적 관광행정에 달렸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