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중 경제부 차장

“대처방안이 없어, 비만 오길 바라며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말 그대로 ‘좌불안석’이다. 산업수도 근간이 되어 온 울산석유화학공단 등 지역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의 상당수가 공업용수 부족사태에 직면해 있는 상황을 표현하자니 가장 먼저 떠오른 사자성어다. 그저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소규모 기업밀집지역 등지에서나 볼 법한 상황이 국내를 대표하는, 그것도 첨단화와 미래형 스마트화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울산지역 국가산업단지에서 빚어지고 있는 꼴이다.

현재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상당수 기업들은 낙동강 원수를 공급받아 자체적으로 추가 수처리시설을 통해 원수를 재처리 한후 공정수나 냉각수 등 공업용수로 활용하고 있다. 울산석유화학단지는 하루평균 사용량 10만t중 대암댐과 낙동강물을 사용한다. 수년전만 하더라도 지금같은 공업용수 부족상황이 기업경영에 걸림돌이 될 줄은 쉽게 짐작하지 몰랐을 터다.

하지만 가뭄이 시작된 2017년부터 낙동강물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많아져 물 이용 부담금이 커지고 있다. 그해 겨울과 이듬해 초에는 공업용수 수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결국 공장가동률을 줄여야 할 위기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당장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각 회사별로 물공장을 증설해야 하는데, 최근들어 생산시설 증설사업이 산업단지 곳곳에서 진행되는데다 개별 공장내 적절한 부지를 확보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원가경쟁력 강화, 안정적 용수확보, 유지관리비 절감, 인력운영 효율화, 각 공장 신규증설 부지 확보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맞춤형 공업용수 통합공급시설, 즉 통합 물공장 구축의 필요성을 간절히 희망하는 분위기다.

공업용수 뿐 아니라 산단 노후화에 따른 각종 인프라 개선도 시급히 요구되는 사안이다.

지난달 중순 울산지역 석유화학업계는 정부에 석유화학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부지 부족과 공업용수 부족 등 인프라 노후화에 따른 지원을 요청했다. 석유화학단지가 포화상태며 추가 투자를 하려해도 마땅한 부지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에도 울산CLX 내 부지부족으로 기존 철도역 시설을 철거하고 신규 시설투자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생산성과 환경, 안전 문제에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설비투자에 대한 세제지원과 탄력근로제 개선, 특별근로 연장 허용 등도 업계의 요구사항으로 꼽혔다.

기업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수십년간 부자도시를 구가해 온 울산으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당면과제라 할 수 있다. 경기불황 여파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기업은 물론 그 소속 근로자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환경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선진국형 산업구조로 탈바꿈 할 수 있는 묘안찾기에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형중 경제부 차장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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