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교육청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긍정평가가 49.3%(매우 잘했다 8.6%, 어느 정도 잘했다 40.7%)로, 부정평가 35.1%(매우 잘못했다 14.1%, 어느 정도 잘못했다 21.0%)보다 14.2%p 높았다. 노옥희 교육감 취임 1주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라는 점에서 이번 울산시교육청에 대한 여론조사는 어떤 면에서 노 교육감에 대한 조사라고 할 수도 있다.

지난 1년 동안 노 교육감이 보인 행보나 노력 등을 보면 그 진정성이 충분히 엿보인다. 특히 1년간 노 교육감을 괴롭혔던 선거법 위반 관련 사건에서 노 교육감은 피를 말리는 법정투쟁 끝에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런 면에서 노 교육감의 앞으로의 행보에는 더욱 무게감이 실릴 수밖에 없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교육청이 가장 잘한 정책으로 ‘무상급식 등 교육복지정책’을 우선적으로 들었다.(32.4%). 그 다음으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청렴 정책’(15%)과 ‘공기정화기 설치 등 안전대책’(11.5%)을 꼽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동안 잘 했던 정책 보다는 앞으로 어떤 새롭고 참신한 정책을 펼쳐나갈 건지가 더 중요하다. 노 교육감은 지난 5월 무죄를 확정 받고 난 뒤 “남은 3년 동안 시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모두가 만족하는 공교육의 표준을 울산에서 만들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리얼미터의 조사내용에 의하면 울산시교육청이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교육정책은 단연 ‘안전과 학교폭력 예방’(37.8%)이었다. 그 다음으로 교육복지 확대(18.1%), 진로·진학 지원 강화(11.3%), 기초학력 보장(10%) 등을 들었다. 1위 응답과 기타 응답 간의 차이를 보면 2배 이상의 격차가 있다. 이는 학생들의 안전과 폭력예방이 학습보다 얼마나 더 중요한지를 웅변하는 대목이다.

역점을 둬야 할 정책에는 ‘청렴정책 강화’(10%)도 들어 있다. 울산의 교육이 무너진 것은 대부분 교육 수장과 교육 공무원들의 비리가 원인이었다. 그 동안 울산교육청은 비리가 끊이지 않았다.

여론조사는 과거를 반성하는 역할도 하지만 향후 정책의 향방을 가늠하는 가이드라인 역할도 한다. 이번 여론조사 설문 문항 가운데 ‘역점을 둬야 할 교육정책’에 밑줄을 그을 필요가 있다. 과거에 잘 했던 정책에 대한 칭찬은 잊어버리고 앞으로 해야 할 막중한 일만 생각해야 한다. 그 것이 오랜동안 얼룩진 울산교육의 오점을 깨끗이 지우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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