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중 경제부 차장

수십년간 산업수도, 부자도시를 구가해온 울산의 경제상황이 녹록치않다. 안으로는 국내 경기침체의 장기화, 밖으로는 미·일 무역분쟁에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겹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특단의 반전카드가 제시되지 않는 한 이같은 불안요소와 기업경영환경 애로의 수위는 갈수록 높아질 공산이 크다. 세심하고 치밀한 생존전략이 필요하다. 당장 불안한 글로벌 경제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산업체질을 강화하고 수출입 등 무역전략도 특화해야 한다. 비상대책단 가동, 지원센터 개소 등을 넘어 ‘현장에 답이 있다’는 원칙으로 중소기업부터 중견기업, 대기업까지 망라할 수 있는 울산형 ‘맞춤형’ 경제활성화 방안을 구사해야 한다.

지난달 29일 본보와 울산테크노파크가 공동으로 마련한 ‘울산 해외 의존 소재·부품 국산화 전략’좌담회에서는 왜 일본 소재부품이 그렇게 강한지, 과연 국산화 가능성이 어느정도 될지, 실제 소재부품 기술개발에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기업체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현실성 있는 문제와 해법찾기 방안이 제시됐다. “잔뿌리(기초산업)가 튼튼해야 큰뿌리(연관산업)가 튼튼해진다” “(일본에서) 좋은 제품 싸게 잘 들어오고 있는데, 왜 국산으로 바꿔야 하는데 라는 대기업의 말을 듣고 외국으로 향했다” 등 산업현장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어느때보다 날까롭고 무거워 보였다.

산업현장에서는 불확실한 시장에 대응하는 힘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속에서도 ‘위기가 기회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제부터라도 울산시는 50년, 100년 소재부품 기술 육성안을 마련해야 한다. 울산지역의 전략적인 부품·소재 개발분야 및 국산화 가능성 등을 심도깊게 점검해 지역 소재부품 기업들과 대기업을 연계해 줄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연구기반 활성화에도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첫 걸음이 소재산업 육성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여기다 육상행정과 함께 바다행정의 차별화된 투트랙 전략도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수출도시인 울산은 대부분의 기업이 울산항을 통해 수출입 무역을 하고 있는 만큼 수입처 다변화가 선결과제로 떠오른 작금의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이에 대비한 맞춤형 전략이 제시돼야 한다. 항만당국이 지역 수출기업들의 글로벌 무역 사항을 적시적소에 파악해 부두 운영방안을 비롯해 항로개설이나 수출국 다변화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20개 주요 무역국가 중 동남아시아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수출다변화와 함께 이들 국가를 상대로한 포트세일즈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행정기관과 경제계, 대기업과 중소기업, 산학연이 맞춤형 생존방안 구축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이형중 경제부 차장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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