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전기차 부품공장 설립은
울산형 일자리의 첫 발로 의미 더해
인구유출·산업침체 울산에 활로되길

▲ 김창식 경제부장

‘제조업발’ 울산경제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생산과 수출, 소비, 투자, 부동산 등 실물경제 전반이 침체되면서 울산의 ‘잃어버린 시간’은 어느덧 4년째에 접어들었다. 수출주도형 경제구조인 울산의 수출이 1000억달러를 돌파한 2011년을 정점으로 700억달러대로 급 추락한 2015년부터 성장이 멈추고 후퇴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역 제조업체들의 잇단 탈 울산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최근만 하더라도 현대중공업지주(전 현대로보틱스)를 필두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을 위한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까지 탈 울산 행렬에 동참했다. 게다가 SK케미칼과 삼양사가 공동출자한 휴비스 울산공장도 이달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이 회사 생산설비와 직원은 전주로 옮겨갈 예정이다.

울주군 온산읍에서 강관을 제조하는 현대알비도 내년 중 20년 동안 지켜온 향토기업 타이틀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이 회사 역시 부산 기장 명례산업단지로 이전할 계획이다. 울산의 대표적인 조선해양 플랜트기업이던 성진지오텍은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플랜텍으로 피 인수합병된 이후 울산 1~3공장 가동을 중단,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중이다,

전국 지자체들이 기업투자를 기반으로 한 투자촉진형 일자리인 ‘OOO형 일자리’라는 이름으로 기업 모셔오기 경쟁에 매달리는 동안 울산의 주요 기업들은 하나 둘씩 외지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울산의 제조업 고용쇼크가 39개월 째, 인구 유출은 44개월 째(7월말 기준) 계속되고 있는 것도 산업도시 울산 산업현장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의 울산 이화산단 친환경차(전기차) 핵심부품 전용공장 투자와 5개 부품기업의 유턴(복귀) 투자 결정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꺼져가는 울산 경제의 활력을 다시 살리고 인구유출을 야기하는 울산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어서다. 현대모비스는 울산에 3300억원을 투자해 2021년부터 연산 10만대에 해당하는 전기차 핵심부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800명의 일자리도 창출된다.

그동안 울산 노동계와 정치권 일각에선 지역 자동차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상항에서 이뤄진 현대자동차의 ‘광주형 일자리’ 투자(437억원) 결정에 지속적인 반대입장을 표명해 왔다. 특히 현대차 노조를 비롯한 울산 노동계는 “광주형 일자리 신설로 지역 노동자들의 고용은 악화되고 울산경제가 몰락할 것”이라며 울산시에 입장을 요구하며, 장외투쟁을 전개한바 있다. .

울산시는 현대모비스 투자를 기반으로 연관기업의 투자를 촉진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투자촉진형 ‘울산형 일자리’의 첫발을 뗐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시는 공장부지를 원가(3.3㎡당 93만원, 현재가 124만원)에 제공하고, 보조금과 세제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울산형 일자리’는 광주시·현대차가 주축이 되는 노사상생의 사회통합형인 ‘광주형 일자리’, 투자촉진형인 ‘구미형 일자리’에 이어 전국에서 세번째로 출범한 일자리 모델이다.

산업도시 울산은 주력산업의 저 성장에다 지속적인 인구유출로 도시의 생존기반이 위협받고 있다. 이제 울산형 일자리 사업의 첫발을 뗀 만큼 제2, 제3의 투자유치가 더욱 더 중요해 졌다. 기업유치야 말로 지역 산업을 지키고 인구 이탈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수소나 부유식 해상풍력 등 시민들의 체감온도와 다소 괴리감이 있는 울산시의 일자리 창출계획 보다는 시민들의 삶속에 직접적으로 녹아드는 보다 실속있는 울산형 일자리 창출을 기대해 본다. 김창식 경제부장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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