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복구에 시일 유가 급등

정부 대체 수입선 확보 나서

전략 비축유 등 방출도 검토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무인기(드론) 공격 피해로 두곳의 석유시설 가동을 중단하면서 국제유가가 폭등,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조달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점진적인 오름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 폭등…11년 만의 하루 최대폭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7%(8.05달러) 뛴 62.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장중 15.5%까지 오르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2008년 12월 이후 약 11년 만의 ‘퍼센트 기준, 하루 최대폭’의 급등이라고 평가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5시10분 현재 배럴당 13.05%(7.86달러) 상승한 68.0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는 전날 밤 약 20% 폭등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1990~1991년 걸프전 이후 하루 장중 최대폭의 급등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의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의 원유 설비가 가동을 멈추면서 사우디는 하루 평균 570만배럴가량의 원유 생산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의 시설복구가 얼마나 걸릴지는 물론 미국 등의 보복공격 여부에 따라 유가가 더 큰 폭의 급등을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CNBC는 해당 사우디 생산시설에서의 생산 감소가 수주간 지속되면 브렌트유는 배럴당 75달러, 관련국의 군사적 대응이 이뤄지면 배럴당 85달러를 찍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정유사 원유수급 비상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수급에도 비상이 걸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내 원유수입의 30%를 차지하는 최대 원유수입국이다. 특히 아람코가 최대주주인 S-OIL이 상당량의 원유를 조달하고 있는만큼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정유·화학업계는 대부분 3개월치 재고를 쌓아두고 있어 1~2개월 안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원유 수급에 빨간 불이 켜질 수 있다. 정유·화학업체들은 수입한 원유를 재가공해 판매하는데 원재료인 원유 가격이 오르면 수익이 나빠진다. 원유가격 상승은 석유제품 가격의 상승으로도 이어지면서 다른 산업으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

정부도 단기적으로 국내 원유 도입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원유 수급악화시 전략 비축유 방출, 대체 수입선 확보 등 안정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확대거시경제 금융회의 모두발언에서 “사우디산 원유는 대부분 장기계약 형태로 들여오고 있으며, 국내 정유업계 점검 결과를 보더라도 원유 선적 물량·일정에는 아직 큰 차질이 발생하고 있지 않다”면서 “원유 수급 상황 악화 시 정부와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전략 비축유 및 재고 방출을 검토하는 등 수급 안정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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