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남구와 중구를 연결하는 울산교가 마침내 ‘배달의 다리’라는 이름으로 오는 10월3일 개장한다. 배달의 다리는 울산교에 야외 카페 형태의 공간을 조성해 시민들이 간단한 배달음식과 함께 태화강의 노을, 거리공연 등을 즐기는 일종의 ‘배달형 노천카페’다.

울산시는 배달의 다리가 개장되면 관광객 유치와 중소 상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다리 위의 노천카페’만으로는 차별성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인근에서 장사를 해 봤던 상인들의 중론이다. 울산교에는 그 동안에도 많은 시민들이 나와 강바람을 쐬면서 음식을 먹었다. 이들은 인근 음식점에 배달음식을 주문해 함께 먹으면서 노을을 구경하고 음악을 감상했다. 그렇다면 그 전의 울산교와 지금의 배달의 다리의 차이는 무엇일까. 다양한 거리공연이 추가됐고 시설물이 보강됐다는 것 이 외에는 차이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런데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울산시 관계자는 배달의 다리에 대해 엄청난 의미를 부여했다. 이 관계자는 배달의 다리를 ‘도시재생사업의 혁신사례’라고 설명했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도 했다. 또 신선하고 이색적인 관광콘텐츠여서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 다리는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촉매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과연 ‘배달의 다리’ 하나로 이 많은 효과를 올릴 수 있는지 의문이 간다.

배달의 다리가 성공하려면 보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태화강 국가정원과 태화루, 중구의 젊음의 거리, 울산시립미술관, 중앙시장, 배달의 다리 등으로 연결되는 확장된 개념의 국가정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달의 다리는 단순히 배달 음식을 먹으면서 노을과 음악을 감상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상권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오는 10월3일 배달의 다리 개장이 이뤄지면 한 동안 많은 시민들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만간 국가정원 개장식이 열리게 되면 배달의 다리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이다. 그러나 배달의 다리의 특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배달의 다리는 음식메뉴의 한계와 계절적인 요인, 관광객 유치 등 많은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의 효과를 미리부터 과대평가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배달의 다리는 분명 효과는 있을 것이다. 시설투자가 많이 이뤄졌고, 나름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기대심리가 한번에 빠져나가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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