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축구 모두 탈락…女에 기대

일부 종목 타지역서 경기

베일속 최종 점화자는 박지성

○…제100회 전국체육대회가 지난 4일 서울 일원에서 개막했다. 그러나 수영, 양궁, 사격 등 일부 종목은 서울이 아닌 경북 김천, 대구 등지에서 개최돼 각 시도 응원단 등이 아쉬움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메달의 주인공인 김수지(울산시청)와 안세현(울산SKT), 양궁 강채원(현대모비스) 등의 선수들도 서울로 오지 않았다.

사정이 있었다. 수영 종목은 시설 개보수와 임차에 따른 비용 등의 문제로 서울에서 개최가 힘들어졌고 지난 7월께 경북 김천에서 열기로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수영장 회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얘기도 간간히 들렸다.

또 사격은 태릉사격장을 쓸 수 없어 국제대회가 열리는 대구에서 열렸다. 하키와 조정, 카누 등 수상종목은 특성상 서울에서 열기가 힘들어 인근 수원이나 하남, 충주 등지에서 열렸다. 이 때문에 한국 수영의 간판이자 울산 수영의 간판 안세현과 김수지는 물론이고 수영에서 5종목에 출전해 통산 6번째 최우수선수에 도전하는 박태환, 예능프로 ‘뭉쳐야 찬다’를 통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진종오 등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스포츠 스타들을 전국체전이 열리는 도시에서 볼 수 없게 됐다.

대회는 서울 일원에서 열리지만 승마, 궁도, 배드민턴, 수영, 사격, 조정, 하키 등 12개 종목은 서울이 아닌 타 도시에서 진행됐다.

○…단체전 축구에서는 이변이 속출했다. 울산 남자축구는 모두 탈락했다. 1회전을 5대1로 대파하고 기분좋게 2회전에 진출한 남고부 현대고는 2회전에서 광주금호고에 0대2 충격패를 당했다. 번번히 찾아온 기회를 마무리짓지 못했고, 골대를 맞추는 불운까지 겹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현대고는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전국체전 금메달을 선수단에 안겼던 터라 충격이 더 컸다.

지난해 창단해 K3 베이직 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킨 울산시민축구단도 1회전 탈락했다. 대진운이 좋지 않았다. 1회전부터 내셔널리그 팀 경주한수원과 맞붙게 된 것. 리그 격차를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울산시민축구단은 경주한수원을 상대로 잘 싸웠지만, 3대4로 석패했다. 지난해 동메달을 땄던 울산대학교도 1회전에서 전북 전주대에 2대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대4로 패하며 곧바로 짐을 쌌다.

울산시체육회는 그나마 여자축구 단체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대회 은메달을 따낸 여대부 울산과학대는 2회전에서 위덕대와 2대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대3으로 승리했다. 준결승에서 고려대와 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다툰다. 여고부 현대고는 1회전에서 충남 인터넷고를 1대0으로, 2회전에서 예성여고를 3대0으로 이기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베일에 꽁꽁 싸여있던 제100회 전국체전 최종 성화 점화자 주인공은 바로 2002년 한일월드컵의 영웅인 박지성이었다. 개막식에서 최종 성화점화자로 박지성이 호명되는 순간 잠실종합운동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그동안 주최 측은 최종 성화점화자를 꽁꽁 숨겨와 궁금증을 자아냈다.

박지성은 육상 꿈나무 양예빈, 수영 꿈나무 노민규, 원로 체육인 홍상표·백옥자·함기웅(이상 육상), 서울시 청각장애인축구단 정봉규 감독, 보디빌딩 꿈나무 이신, 청각장애인 테니스스타 이덕희, 장애인볼링 에이스 김태순 등과 함께 최종 성화점화자로 낙점됐다. 지난 100년간의 한국 체육을 상징하는 원로 체육인과 꿈나무, 스포츠 영웅이 한데 어우러진 성화 점화였다.

서울=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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