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째 규모 확대-축소 번복

국토부 지원 운영비 놓치고

재설계비 발생 재정난 가중

중구의회 행감서 집중 질타

▲ 자료사진
울산 중구가 지역 최초로 추진한 도심형 공공실버주택이 몇 년째 첫삽도 뜨지 못하고 시간과 예산을 허비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규모를 확대했다 축소하길 반복하는 사이 함께 공모에 선정된 타 지자체는 이미 건립을 완료하고 운영을 앞두고 있어 행정 신뢰도 저하가 우려된다.

중구는 지난 2016년 1월 국토교통부 도심형 공공실버주택 공모에 선정돼 80가구 규모 건립을 추진했다. 같은 해 2월 국토부 및 LH와 업무협약을 맺고 국토부로부터 건설비 114억원 및 초기 5년간 운영비 12억5000만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LH는 수억원대의 설계비를, 중구는 24억원의 사업비를 분담하기로 했다.

이후 중구는 같은 해 11월 규모를 80가구에서 160가구로 두 배 늘렸고 사업비는 302억원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당시 중구는 저소득층 노인 인구 증가, 노인 시설 부족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키 위해 규모를 확대했다.

계획 변경으로 공사비만 240억원으로 치솟았고, 중구가 부담해야 할 지방비도 배 가까이 증가했다. 운영비 수지 분석 결과 연간 2억300만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연구 용역도 나왔다. 재정난을 겪는 중구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결국 중구는 5년간 운영비 12억 5000만원 전액 삭감 및 재설계 비용 3억~5억원 발생, 착공·준공 지연 등의 엄청난 피해에도 원안인 80가구로 사업을 재변경하기로 했다.

이 같은 갈팡질팡 행정은 21일 열린 중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집중 질타를 받았다. 세밀한 분석과 추가 예산확보 방안 등 제대로 된 근거 없이 무턱대고 규모를 늘리는 욕심을 부리다 오히려 5년간 지원받을 수 있었던 운영비마저 받지 못하게 됐고 재설계 비용 발생 등으로 재정난을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안영호 의원은 “계획 변경 때 예산조달 계획이 전혀 없었고, 규모를 확대할 때 제대로 된 수요조사도 하지 않았던 것이 이같은 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중구 관계자는 “보다 많은 대상자에게 복지 혜택을 주고자 하는 마음에 사업 규모 확대가 최선이란 생각으로 추진했으나 그 과정에서 현실적 어려움을 겪은 것이 사실이다. 80호 규모로 건립하기로 최종 결정된만큼 원만히 추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구 공공실버주택은 2020년 11월 이후 착공해 2022년 9월 준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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