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경제 관련 지표들 온통 먹구름
산업 약화에 인구 46개월째 순유출
울산,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 절실

▲ 김창식 경제부장

울산경제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부진(흐림)을 면할 것으로 예보됐다. 주요 연구기관들은 앞다퉈 내년에 조선업을 제외한 자동차, 석유화학 산업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울산의 주력 먹거리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산업의 기상도가 부정적이니 울산경제도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경기불황 속에서 미·중 통상전쟁에다 내수시장 둔화와 고용환경 변화(최저임금·주52시간제)가 겹치면서 지역 주력기업과 울산경제의 성장판이 닫히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최근 ‘2020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12대 주력산업 가운데 조선(21.2%)과 반도체(8.3%), 2차전지(4.1%)를 제외한 대부분의 내년 산업 수출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특히 울산경제에 파급력이 가장 큰 자동차(-0.4%)를 비롯해 석유화학(-5.1%) 수출은 올해보다 뒷걸음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2020년 주요 산업별 경기전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연구원은 조선·기계·ICT 산업은 ‘소폭 회복’을, 자동차·석유화학·철강·건설은 ‘부진’을 예상했다.

여기에 세계 3대 신용평가 기관 무디스는 한국기업들의 신용등급 위험성에 대해 ‘적색경보’를 날렸다. 무디스는 G20 대비 저조한 경제성장률로 인한 수익성 저하, 무역분쟁으로 인한 IT 및 화학 등 수출업종 업황 악화, 일부 기업의 공격적 투자. 국내 저금리 기조 등의 이유로 신용등급 하향 위험을 경고한 것이다. 무디스 신용등급 하향 경고의 첫 희생양은 현대·기아차가 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5일 글로벌 자 수요 부진과 SUV 및 전기차 판매경쟁 심화, 품질·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비용 상승, 중국실적 저하 등이 수익성 하방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현대·기아차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하향했다.

대기업의 제조업 수출 중심의 산업·경제구조를 가진 울산은 내년에 주력산업의 부진 위험에 기업의 신용도 하향 위험까지 퍼펙트 스톰의 충격이 예고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국 최대 증가율을 기록하며 호조를 보이던 울산 수출은 연말로 갈수록 뒷심이 약화돼 상승세가 완연히 꺾였다. 올해 수출목표인 718억달러 달성 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울산 수출은 2011년 1000억달러의 고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 추락,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652억~726억달러의 저성장 밴드에 갇히게 된다.

울산경제는 주력산업 수출부진-기업 고용 감소-가계소득 감소-내수부진-부동산 시장 악화 등 저성장 사이클에 빠졌다. 울산의 실질성장률이 0%대의 저성장의 늪에 빠진지도 2011년(연 7.9%) 이후 올해로 9년째다. 실질성장률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연속 1% 미만의 저성장을 기록하더니, 2017년에는 ‘마이너스 성장(-0.1%)’의 쇼크를 기록했다. 주력산업의 업황이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앞으로 울산경제의 길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수소경제, 동북아 오일·가스허브, 원전해체산업 등 7개 성장다리(7 BRIDGES)가 지역경제에서 먹거리 성장축으로 현실화되기까지는 너무나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대로 가다간 울산의 주력 산업도, 기업들, 지역 구성원들도 얼마나 더 버틸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역 산업기반이 약화되면서 울산을 떠나는 순인구 유출도 벌써 4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수출경쟁력이 약화된 주력산업에 대한 R&D 투자확대, 산업 고도화, 강소기업 유치 등에 사력을 다해야 한다. 무엇보다 어려움에 봉착한 기업들에게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한다. 더이상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치는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당면한 지역산업과 고용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경제의 활력을 불어넣을 특단의 대책과 노력이 필요하다. 김창식 경제부장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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