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중 경제부 차장

자생력 확충이 쉽지 않는 중소기업은 대내외 업황여건에 따라 부침이 심할 수 밖에 없다. 불황여파로 내수와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 상당수가 ‘비상경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대기업 사정도 녹록치 않다. 산업수도 울산의 심장역할을 해 온 국가산업단지는 물론 지방 산업단지에도 한파의 바람이 불어닥친다. 곳곳에서 ‘공장임대’ 푯말이 붙어있고, 부지매입비나 임대료가 저렴한 지역으로 이전을 고려하거나, 폐업까지 고민하는 업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악전고투다. 울산 경제는 바닥 성장의 늪에 빠지느냐,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느냐의 기로에 서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며칠전 울산시가 적극적인 투자로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국내외 투자기업들과 지자체, 유관기관간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해 ‘2019 성공투자기업 컨퍼런스’를 개최해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는 올해 기술강소기업 허브화 사업을 통해 타 지역에서 울산으로 이전·창업한 기업들의 참여도 유도해 의미를 더했다. 시는 11월말 현재 54개의 기술강소기업을 유치해 당초 50개 기업유치 목표를 초과했고, 국내 투자유치도 총 74개사에 7조4245억원을 유치, 올해 목표 4조원의 185%를 달성했다고 평했다. 또 외국인 투자유치실적도 10개사에 8억183억달러로, 올해 목표 5억달러를 초과했다고 자평했다. 분명 기업유치와 관련한 실적성과 달성은 반가운 일이다. 실적과 전망에서 긍정신호가 많아져야 경제심리도 좋아진다. 어쩌면 불황의 짙은 그림자를 벗어날 작지만 희망의 불빛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제 이들이 울산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의 주체가 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산업재편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숫자’의 잣대를 기업유치에서 ‘정착 및 성장’과 ‘도약’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 이들 타지역 기업들이 연구소와 자회사 등을 울산으로 옮긴 것 자체가 지역의 산업생태계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반증이다. 연구기반이 열악한 울산에서 이들 기업의 개발성과가 실제 지역 산업에 접목되기 위한 대·중소기업 윈윈전략을 보다 세밀하게 짜야한다는 얘기다. 기업체 유치 못지 않게 성과를 공유하고 융합할 수 있는 루트도 개발해야 한다. 새로운 시장에서 주목받을 신기술을 기존 울산 산업에 접목한다면 울산의 산업체질은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

강력한 경제지원책도 당연한 수순이다. 위기신호가 쏟아지고 있는 경제현장에서 답을 찾는 노력을 아끼면 안된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투자가 봇물을 터지듯 일어날 수 있도록 지방정부도 여건조성에 더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제조업에서 시작된 위기가 산업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각 산업 분야별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닫았던 공장문이 다시 열리고, 타지역 기술강소기업들의 울산행이 꼬리를 물고, 또 이들 기업들이 지역에서 성장가도를 달리고, 수출물량이 넘쳐나는 상황을 연출하는데 지역 구성원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경제의 화두가 ‘악전고투’에서 ‘고진감래(苦盡甘來)’로 바뀌지 않을까. 이형중 경제부 차장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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