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1년 처음 채록된 울산쇠부리소리가 38년만에 울산시 무형문화재로 공식 등재됐다. 울산쇠부리소리보존회도 당연히 보유단체로 인정됐다. 울산쇠부리소리가 무형문화재로 등록되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은 그 의미와 원형을 복원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번 쇠부리소리의 등재는 값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남은 것은 이 무형문화재를 얼마나 잘 계승하고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다. 무형문화재는 시민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즉시 무용지물이 된다.

울산시 무형문화재로는 현재 6종목이 있다. 제1호 장도장(1997.10.9), 제2호 일산동당제(별신굿)(2003.4.24), 제3호 모필장(2004.12.16), 제4호 울산 옹기장(2009.2.5), 제6호 벼루장(2017.11.2), 제7호 울산쇠부리소리(2019.12.26) 등이다. 이 중 제5호였던 전각장은 지정 취소됐다. 울산의 무형문화재는 그 수가 많지 않지만 하나같이 오랜 시간 서민들 사이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왔던 것들이다. 지난 1997년 장도장이 제1호 울산시 무형문화재로 등재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22년 동안 불과 6종목만 등재됐다는 것은 하나하나의 문화재가 얼마나 귀중한지를 가늠케 한다.

특히 그 중에서 이번에 등재된 울산쇠부리소리는 철의 도시, 생산의 도시, 노동의 도시 울산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울산쇠부리소리는 쇠부리 불매소리, 쇠부리 금줄소리, 애기어르는 불매소리, 성냥간(대장간의 방언) 불매소리로 구성돼 있다. 이 쇠부리소리에는 깊은 산중에서 힘든 노동을 했던 풀무꾼들의 애환과 소망이 그대로 담겨 있다.

울산의 제철산업은 삼한시대부터 시작됐다. 그러다 조선 후기에는 전국 철 생산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철 생산량이 방대해졌다. 한 때 일제가 전통 기술들을 말살켰지만 최근 그 쇠부리 기술과 노동요는 거의 복원되고 있다. 울산쇠부리소리는 전통기술의 복원을 넘어 산업도시 울산의 정체성을 되찾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기술적·역사적·지리적 배경이 그 쇠부리소리에 담겨 있는 것이다.

울산쇠부리소리는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과 함께 국가무형문화재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러자면 더 많은 자료수집과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울산쇠부리소리를 재현하는데 큰 일을 했던 울산쇠부리소리보존회의 역할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매년 개최되는 울산쇠부리축제도 이제는 울산시 무형문화재 등재에 발맞춰 행사 수준을 한층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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