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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산업 판도 흔들 울산 초대형 설비구축현장을 가다]국제해사기구(IMO) 새규제에 대응 천문학적 투자로 글로벌 시장 선도(1)SK에너지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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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01  21: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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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에너지가 약 1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저유황유 생산설비인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으로 이달 중 모든 공정이 완료된다. 김경우 기자 woo@ksilbo.co.kr

울산지역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에 새해 벽두부터 판도변화가 일 조짐이다. 대표적으로 정유업계의 수직계열화다.

단순히 원유를 처리·가공한 후 남은 제품 일부를 석유화학업체에 판매하는 구조를 넘어 아예 석유화학제조 설비를 갖춰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SK에너지와 S-OIL은 조 단위의 천문학적 돈을 울산공장에 투입해 제2 전성기 구가를 노릴 태세다.

정유와 석유화학간 허물어져 가고 있는 경계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석유화학이 미래’라는 인식을 갖고 업스트림업계인 정유사들은 종합에너지 화학사로 변신에 열을 올리고 있고, 다운스트림업계인 석유화학업체들도 신증설 프로젝트를 통해 ‘업계 1위’로 기존 시장 지키기에 명운을 건다. 울산공장에서 펼쳐지고 있는 초대형 설비구축 현장을 둘러보며 유화업계의 미래를 엿본다.

저유황 중질유 생산에 신규투자
2017년부터 1조원 들여 VRDS 건설
공정 막바지…3월부터 시운전 돌입
본격 가동땐 저유황유 4만배럴 생산

새해부터 황산화물 배출규제 본격화
선박유 고유황유서 저유황유로 재편
친환경 연료유 수익창출 구원투수로
계열사 통해 국내 18개 선사와 계약
거래선 확보해 年 3300만배럴 공급


◇1조원 투자, 2008년 이후 최대규모 투자 석유사업 프로젝트

지난해 12월23일 오전 11시30분 SK에너지 울산CLX내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 공사현장. 전체 공정에서 가장 큰 설비인 반응기(리액터)에 연관공정을 연결하는 배관작업 등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반응기는 VRDS의 원료라 할 수 있는 감압 잔사유로부터 황을 제거하는 반응기로, VRDS의 핵심설비다.

현장에 동행한 SK에너지 공정혁신실 이상희 PL은 “VRDS에 8개 반응기가 설치돼 있다. 2020년 1월말이면 모든 공정이 완료되며 2개월 정도의 시운전을 거쳐 3월부터는 저유황유 생산에 돌입하게 된다”면서 “본격 가동되면 수출 등 국가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SK에너지는 지난 2017년 11월 약 1조원을 투입해 SK울산 콤플렉스 내에 VRDS 건설에 돌입했다. 8만3800여㎡(약 2만5000평) 부지에 조성된 VRDS는 국제해사기구가 올해부터 시행하는 선박용 연료유 황함량 규제에 부합하기 위해 고유황 중질유에서 황을 제거해 저유황 중질유를 생산하기 위한 고도화 설비다. 지난 2008년 약 2조원을 투자해 가동을 시작한 제2 고도화설비(FCC, 중질유 촉매분해공정) 이후 SK에너지의 최대 석유사업 프로젝트다. 실제로 설비를 연결하는 배관 길이만 총 240㎞로, 북한산 백운대 높이의 287배에 육박한다. 토목공사를 위한 콘크리트 부피도 2만8000㎥에 이른다. 이를 운반하려면 레미콘 4700대가 필요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또 전기, 계장 공사에 들어간 케이블 길이는 1100㎞로 서울~울산간 거리의 3배이며, 설치된 장치들의 총 무게는 15t 관광버스 1867대의 무게인 2만8000t에 달한다.

공장 건설에 투입된 각종 설비들의 크기만큼 대규모 노동력도 투입됐다. VRDS프로젝트에는 총 33개 업체가 시공에 참여 중이며, 2018년 1월 공사 시작시점부터 2020년 완공시까지 일평균 1300명, 누적 총 88만명의 근로자들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SK에너지는 공사기간 동안 투입되는 업체, 인력을 가급적 울산지역 중심으로 활용하고 있다.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VRDS, ‘저유황유 중심 선박유 재편’+‘석유사업 활기 찾아줄 구원투수’

1월부터 본격 시행된 IMO 2020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해운규제로 꼽힌다. 이로인해 선박유 시장은 기존 벙커씨(B-C)유 등 고유황 중질유 수요가 축소되고 저유황 중질유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VRDS는 고유황 중질유를 원료로 0.5% 저유황 중질유, 선박유 경유 등 하루 총 4만배럴의 저유황유를 생산한다. 친환경 연료유 사업이 최근 유가 변동성 확대 및 글로벌 수요감소로 어려움을 겪어 온 SK에너지 석유사업에 새로운 성장과 수익창출을 위한 확실한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2020년 이후 대체돼야 하는 선박용 고유황유 규모가 하루 350만 배럴에 이르며, 이 중 약 56%인 일 200만 배럴이 저유황유 혹은 선박용 경유로 대체될 것으로 분석했다. SK에너지는 계열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협력해 한국에서 18개 선사와 저유황유 장기 계약을 맺는 등 안정적인 거래선을 확보했고,자체적으로 운영중인 저유황중유 블렌딩 사업을 통해 연 3300만배럴을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환경’ ‘사회적가치’ 두마리 토끼 잡는다

SK에너지는 VRDS 가동후 매년 2000~3000억원의 추가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VRDS는 배터리, 소재사업과 함께 SK이노베이션이 친환경 사업 확장을 목표로 추진중인 ‘그린 이노베이션’ 전략을 구체화 시킬 사업 모델이다. SK에너지는 VRDS 설비의 성공적인 상업가동을 시작으로 사업특성상 불가피하게 마이너스로 산정된 사회적가치를 상쇄해 나간다는 방안이다. SK에너지가 생산하게 될 황함량 0.5% 저유황중유는 기존 3.5%인 고유황중유 대비 황함량이 7분의 1에 불과하다. 고유황유를 저유황중유로 대체하면 황산화물 배출량은 기존 1t 당 24.5㎏에서 3.5㎏으로 약 86% 줄여주는 효과가 기대된다.

SK에너지 조경목 사장은 “VRDS를 기반으로 IMO 2020 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동시에 동북아 지역 내 해상 연료유 사업 강자로 도약할 것”이라며 “친환경 그린 이노베이션 전략을 기반으로 한 사업 모델을 지속 개발해 DBL 성과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형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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