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이 추진 중인 상상의숲 테마파크 조성 사업을 두고 울산시와 울주군간의 신경전이 오가고 있다. 같은 부지에 생물자원센터 조성을 추진 중인 울산시가 부지 매입 우선권을 울주군으로 넘겨주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당초 이 부지에 생물자원센터를 조성한 뒤, 남은 부지를 울주군에 매각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최근 세수감소로 센터 조성이 어려워지면서 울주군의 땅 매입도 덩달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울산시와 울주군이 같은 부지를 놓고 경쟁적으로 매입을 시도하는 것은 아무래도 영남알프스 관광산업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울산시는 이 곳에 전국 최대의 생물자원센터를 유치해 영남알프스 일대를 생물자원의 보고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울주군은 같은 부지에 상상의숲 테마파크라는 새로운 개념의 놀이시설을 설치하고 그 옆에 호랑이생태원을 건립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같은 계획은 최근 본격화된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그러나 생물자원센터와 호랑이생태원 같은 시설들이 지금 같은 총체적인 경제 난국에 얼마나 유효할지 의문이다. 최근 발표된 용역을 보면 생물자원센터 건립비는 330억원으로 추산됐고 30년간 운영비도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공익 차원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수익성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여기다 울주군이 제시하고 있는 상상의숲 테마파크와 호랑이생태원은 건립에만 500억원 이상의 예산이 드는 사업이다. ‘세금 먹는 하마’가 사는 숲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울주군은 “영남알프스복합웰컴센터만으로는 관광객을 유인하기 힘든 상황이다. 추가 동력 없이는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활성화가 쉽지 않다”며 테마파크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상상의숲 테마파크를 만들 경우 얼마나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지금 전국의 지방도시들은 긴축재정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울산은 자동차와 조선의 양대 축이 흔들리고 있고, 장기적 경기침체로 중소기업과 영세 상인들은 길거리로 나 앉을 판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유럽에서 수백억원 하는 호랑이를 들여와 생태원을 만들겠다는 발상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관광활성화를 위한 장기적 사업이라고 할지라도 모든 사업은 때가 있는 법이다.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사업은 어김없이 실패로 끝나게 돼 있다. 혹여 치적 사업이라면 시민 모두에게 두고두고 원망을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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