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새 위험·위기에 노출

대형 안전사고 늘어가는 현실에서

지방정부도 지역에 맞는 예방책을

▲ 이성근 울산시민안전포럼 상임대표 전 울산시교육위원회 부의장
새해를 맞으면 중대·대형사고만이라도 없는 한 해를 소망하며 시작한다. 그러나 시작부터 화재와 블랙아이스로 인한 연쇄 차량 추돌 등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도 재난·안전사고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1월14일 20명의 사상자를 낸 천안 호텔화재, 4월4일 강원지역 고성·속초·강릉·동해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로 여의도 면적 6배의 산림이 불에 탔고 5월23일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9월28일 울산 염포부두에 정박 중이던 석유제품 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에서 화재·폭발 사고로 외국인 선원 3명과 내국인 하역 노동자와 소방관 등 모두 18명이 부상을 입은 사고로 국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12월14일은 상주·영천 고속도로에서 블랙아이스(Black Ice)로 인한 다중 연쇄 추돌 사고로 7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부상을 당했다. 특히 강원지역 대형 산불과 울산 염포부두 화재·폭발 사고는 주민들을 대피 시켜야 했고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등 피해가 컸다.

대형사고가 일상이 되었지만 대부분이 부실한 안전관리와 미흡한 안전의식이 불러온 인재였다. 매년 그랬듯이 기본을 지키고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어도 예방이 가능한 사고가 많아 안타깝고 아쉬움이 컸다.

지금 시대는 환경 파괴에 따른 기후변화로 새로운 위험과 위기의 등장으로 대형 안전사고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현실에서 재난·안전 문제 대처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과학적인 빅 데이터 활용, 선진기술 도입 등 철저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예방과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인명과 재산피해가 예상을 초월 할 수 있다.

2018년 1월 정부는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로 자살 예방 국가행동 계획, 교통안전 종합대책, 산업재해 사망사고 감소 대책을 수립, 향후 5년간 사망자 수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지방정부는 정부만 바라 볼 것이 아니라 지방 차원의 대형 재난·안전사고 예방과 대응을 위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며 지역 특성에 맞는 중대·대형사고 감소 계획을 수립 추진해야 한다.

지난해 9월 울산 염포부두 석유제품 운반선 화재·폭발 사고가 도심 가까운 공단지역에서 일어났다면 피해는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아찔하다. 수개월이 지난 지금도 사고 원인을 밝히지 못했고 선박 처리 방안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 모두는 석유제품 운반선 화재·폭발사고가 주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하고 반드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지방정부도 지역민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우선임을 알고 실천해야 한다.

지역 특성에 맞는 중대·대형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관 주도로 이루어져 왔던 재난안전 틀에서 벗어나 관 주도에서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지역 대부분의 중대·대형 사고가 자연재난과 국가공단에서 발생하므로 자연재난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과 가동한지 40~50년이 지난 화학공단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하겠다. 화학공단은 시설 노후와 유지관리 문제로 화재, 폭발, 누출 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나 시민의 생명과 재산 손실을 초래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특히 예방 중심의 재난·안전체계 구축, 재난·안전 전문성 강화, 관계자와 시민안전의식 향상 등 관과 시민·사회가 함께 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시민사회에 중대·대형사고의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의 중요성은 물론 참여에 대한 공감대 형성으로 많은 시민들이 예방활동에 동참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나아가 민·관·시민 등 모든 단체가 함께하는 방향 설정과 동기부여 방법을 찾아 지속적으로 생활 속에서 실천해 나가야 한다.

그동안 오랜 기간 동안 법령과 재난안전체계를 꾸준히 보완했고 제도권의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우리 국민들은 일상에서 아직도 안전을 실천하지 않고 있어 안전 불감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도 안 된다. 작은 불씨 하나가 대형 화재로 이어지듯이 안전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챙겨야 하고 일상에서 안전을 놓치지 말아야 하고 생각에 머물지 말고 항상 실천으로 시민이 변해야 하고 스스로 예방 활동에 나서야 할 때다. 새해에는 철저한 예방과 대응 실천으로 중대·대형사고 없는 사회 ‘안전한 울산되기’를 염원해 본다. 이성근 울산시민안전포럼 상임대표 전 울산시교육위원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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