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실적 악화
정유업계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 12월 ‘마이너스’
글로벌 정유제품 수요 급감
中·美·신흥국 공급은 늘어

▲ 자료사진

울산지역 정유·화학업계가 지난해 4분기 최악의 실적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유업계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정제마진이 지난해 12월 18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데 따른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해 3분기 6.5달러에서 9월 7.5달러, 10월 2.8달러로 계속 떨어지더니 12월에는 배럴당 -0.1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이 월별 평균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1년 6월 이후 18년 만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값으로 정유업계 수익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정유업계는 손익분기점이 되는 정제마진을 배럴당 4~5달러 선으로 보고 있는데, 오히려 역마진이 발생하는 상황이니 대규모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원유를 사서 정제해 판매하는 국내 기업들은 판매 제품 가격은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원료 가격만 올라 손실이 확대되는 상황을 맞고 있는 셈이다.

 

정제마진이 이처럼 급락한 것은 세계 경기 둔화로 정유제품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데 중국과 미국, 아세안 국가를 중심으로 공급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따라 업계에선 SK이노베이션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정유사업과 화학사업 양쪽 모두 수익성 악화로 ‘어닝쇼크’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00억원대로 시장 기대치(컨센서스) 3501억원을 82%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정유부문에서는 7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S-OIL도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2915억원)가 60%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새해 들어서는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등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몇몇 정유사들은 올해 경영계획 수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추정 영업이익은 1조525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9%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17년(3조2218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52.7% 감소한 수치다. S-OIL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7197억원으로 전년보다는 12.5% 늘어났지만 2017년(1조3733억원) 실적과 비교하면 47.6%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작년 한해농사를 거의 망쳤다”면서 “올해에도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제품수요 감소 등으로 정유사업은 어려움이 예상되나 IMO 환경규제 강화로 저유황유 사업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