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의 부족사태는 언제쯤 해소될까. 공적마스크 공급 첫날인 2일에도 울산 전역의 우체국과 마트, 농협 등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허탕을 치고 돌아갔다. 아침부터 서너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중간에 마스크 공급이 끊어졌다. 시민들은 마스크가 나오기는 나오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마스크 하나 확보하지 못하는 정부에 코로나 종식을 기대하는 자체가 잘못됐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식약처는 1일 생산량 1152만개 중 지난달 26일 생산분부터 50%인 500만개 이상을 공적판매처를 통해 소비자에게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도 울산시민들에게는 마스크가 제대로 배분되지 않았다.

코로나19의 확산을 차단하는 정품 마스크는 하루 이틀만 지나면 쓸 수 없는 일회용이다. 때문에 시민들에게 필요한 마스크는 엄청난 양이다. 울산시는 현재 23만5500장의 마스크를 확보하고 있으나 이는 그야말로 조족지혈이나 다름 없다. 마스크는 코로나19를 차단하는 마지노선이나 다름 없다. 그런데 정부는 소총 한자루 없이 허허벌판 전장에 맨몸으로 나가도록 하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는 마스크 배부 방식을 지적하고 있다. 공적 마스크가 수백만장씩 보급되고 있지만 마스크 확보 경쟁이 과열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정부의 근본적인 자세에 있었다. 우리 국민들에게 코로나19 차단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이 마스크였는데, 정부가 중국에 마스크를 계속 공급해주는 등 스스로 무장해제를 했다.

울산은 지금까지 확진자가 20명에 멈춰 있으나 언제 폭발적으로 증가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100만 울산시민들은 아침마다 마트로, 농협으로, 우체국으로 돌아다니면서 마스크를 구하고 있다. 특히 대기자들 가운데는 감염에 취약한 70대 이상의 노인들이 많다. 정세균 총리는 확진자 수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때도 ‘잘 되겠지’ 하는 희망 섞인 기대를 했었다고 고백했다. 늦었지만 현실인식을 제대로 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부족한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는 악순환은 울산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는 마스크 공백을 이용해 다시 울산지역으로 엄습해올 지도 모를 일이다. 정부와 울산시가 별다른 대책없이 계속해서 시민들을 거리에서 줄을 서게 한다면 시민들의 ‘질타’는 ‘분노’로 바뀔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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