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입원을 못해 숨지는 사례가 잇따랐다. 제대로 된 치료도 못 받은 채 숨진 환자의 가족들은 억울함을 여기저기 호소했으나 대기 중인 환자들이 너무 많아 속앓이만 하고 있다. 이 가운데 12일 송철호 울산시장이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들을 받아 시립노인요양병원에서 격리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융기 울산코로나19대책본부 단장은 대구·경북 확진자 가운데 경증 환자만 시립노인병원에 수용하고 치료를 하다가 중증 환자로 바뀌면 울산대병원에서 치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시장의 고뇌에 찬 결단은 대구·경북 시민들과 정부 방역당국으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지금 대구·경북은 병상 하나라도 더 만들어 환자를 치료해야 할 위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명심할 것은 유사시 울산지역의 병상이 부족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울산은 12일 하루만에 확진자가 2명이나 더 생겼다. 전시나 다름없는 비상시국에 이웃 자치단체를 도와주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울산의 사정을 더 면밀히 살피는 것도 시장의 할 일이다.

현재 대구지역 확진자는 5867명, 경북지역 확진자는 1143명이다. 때문에 대구·경북에는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상이 없어 자가격리된 채 위급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사람들이 속수무책으로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비하면 울산지역 확진자는 총 27명으로, 비교적 증가폭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특성상 한번 번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아무도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 서울 구로 콜센터의 경우 불과 2~3일만에 확진자가 수백명씩 쏟아졌다. 수도권은 콜센터 근무 확진자들이 대책없이 증가하자 부랴부랴 병상을 확보하느라 비상이 걸린 상태다.

송 시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대구·경북의 어려움이 곧 우리의 어려움이고, 바로 이웃한 대구·경북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확진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국가적 재난 앞에 시대적 책무를 다하는 것이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온 산업수도 울산의 정신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송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말한 ‘국가적 재난’과 ‘시대적 책무’, 그리고 ‘산업수도 울산의 정신’에 이의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경증환자가 중증환자로 바뀌어 울산대병원 음압병상이 턱없이 부족해질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지, 울산에서 구로 콜센터 같은 집단발병이 일어날 경우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시민들은 걱정이 앞선다. 당연히 대책을 세워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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