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울산시가 강력하게 시행해 온 사회적 거리두기가 맥없이 풀려가고 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일이었던 15일 시민들은 투표를 마치고 삼삼오오 식당이나 카페, 공원 등을 찾아 담소를 나눴다. 2m 거리두기는 아랑곳 없었고, 공원에는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이 북적댔다. 방역당국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재차 강조하고 있으나 한번 풀린 긴장은 원상복귀가 안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2차 감염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앞선다.

울산지역 안에서 국내 요인으로 코로나에 감염돼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는 지난달 15일 28번 확진자가 마지막으로 한달 넘게 발생하지 않고 있다. 29번 확진자부터 42번까지 14명의 확진자는 모두 해외 입국자 또는 입국자의 가족이다. 지난 1일 이후 울산 해외입국자는 총 954명이다. 이 중 892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60명이 검사 중이거나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해외 유입으로 인한 감염도 지역사회 감염의 중요한 원인이다. 장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친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처럼 거리두기가 맥없이 무너지면 2차 폭발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서울과 경기 일대의 감염 폭발도 모두 안이한 생각에서 기인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코로나와 관련해 새로운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며 “해외입국 확진자 증가, 무증상 감염비율 증가, 밀접장소 감염사례 증가, 청년활동 증가, 개학 등이 바로 그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울산시민들은 최근 울산지역 확진자가 뜸해지자 코로나의 위세가 꺾였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착시이며, 착각이라고 방역당국은 설명하고 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경계심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세균 총리는 “여기서 느슨해지면 나중에 감당할 수 없는 사회적 비용과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5월 국내에서 첫 감염자가 발생한 메르스의 경우 종식까지 3년 이상이 걸렸다. 방심은 2차 폭발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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