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급락·석유제품 수요부진에...

▲ SK이노베이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분기에만 2조원의 적자를 내며 1962년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연합뉴스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조7752억
세전손실 포함땐 2조472억 달해
정유 4사 합산 ‘4조 적자’ 예상
2분기까지 실적 반등 어려울 듯

경기침체에 따른 시장악화 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유가 급락이라는 겹악재로 SK이노베이션이 1분기에만 2조원의 적자를 내며 1962년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정유4사의 1분기 적자가 4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린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영업손실이 1조7752억원, 매출이 11조1630억원이라고 6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조133억원, 전분기보다는 1조8977억원 급감했다. 특히,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 영향 등으로 발생한 영업 외 손실 2720억원까지 더하면 세전 손실이 2조472억원에 달한다.

유가급락으로 대규모 제고관련 손실이 발생한데다 코로나로 국내외 석유제품 수요부진으로 인한 정제마진 약세로 석유사업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심각해진 시장상황 악화속에서 코로나 영향과 국제유가 급락 등 3중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유가 급락으로 인한 재고관련 손실 규모는 9418억원, 항공유와 휘발유 등 상품 가격이 원유가격보다 낮아지는 역마진 등으로 석유사업에서만 1조63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 또한 유가하락으로 인한 석유제품 판매단가 하락과 수요 위축에 따른 판매 물량 감소로 분기 매출 기준으로 2017년 2분기 10조5413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화학사업에서는 전분기보다 제품 마진이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971억원 줄어들어 89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화학사업의 분기 적자는 2015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윤활유사업 영업이익은 코로나 영향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와 원가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580억원 줄어든 289억원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은 매출감소에도 페루 88, 56 광구 운영 비용과 미국 자산의 감가상각비가 감소하며 직전 분기보다 41억원 늘어난 453억원을 거뒀다.

배터리사업은 작년 말 완공한 중국과 헝가리 생산 공장을 올해 상반기부터 양산 가동하며 초기 가동비가 발생했지만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전분기보다 영업손실폭이 75억 개선된 1049억원을 기록했다. 소재사업은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판매가 늘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36억원 늘어난 270억원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 사장은 “신종코로나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경영환경에 놓여 있지만,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기회로 삼아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유업계에서는 1분기 ‘적자 4조원’이 끝내 현실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지난달 말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S-OIL의 1분기 영업손실은 1조73억원으로 분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적자 5632억원이었고, 조만간 실적을 발표할 GS칼텍스도 기존 전망치인 5000억~6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1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정유4사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이 3조100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1분기 만에 지난해 낸 수익을 모두 날리는 상황이 됐다. 신종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진정하면서 석유제품 수요가 다시 살아나면 실적이 회복되겠지만 현재로서는 불확실성이 크다. 2분기까지는 실적 반등이 어렵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이형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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