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패닉, ‘위기의 자동차 산업’ 돌파구를 찾아라

▲ 현대차 울산공장 넥쏘 수소전기차 라인 생산현장. 현대차 울산공장 제네시스 생산라인. 글로벌 경기침체에다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울산 자동차산업이 생존위기에 내몰렸다.

최근 수년간 이어져 온 글로벌 경기침체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울산의 대표 주력산업이자 수출효자인 자동차산업이 그야말로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다.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계는 물론 중소 협력업체까지 자동차 업계 전반에 혹한기가 도래한 셈이다. 코로나 영향으로 한때 미국, 유럽 등 14개 주요 자동차 생산국의 공장 가동중단 비율이 무려 71%에 달하는 등 해외시장이 붕괴수준에 처했다.

전 세계 실물 경제를 얼어붙게 만든 감염병 팬데믹, 코로나발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 이로인한 자동차 산업의 실태와 극복방안을 모색해 본다.

코로나 영향 글로벌 자동차시장 붕괴
주요 차메이커 공장 가동률 29% 불과
현대기아車도 해외공장 35.3% 문닫아
4월 전세계 판매량 전년동월比 반토막
2분기 실적 악화는 더 심각해질 전망
부품업체 신용 저하에 줄도산 우려도
위기 장기화땐 울산경기 침제 가속화
중후장대 산업 회복 가능성 높지 않아
노사 상생협력으로 위기 극복 하면서
내수진작 위한 정책적 지원책도 필요

◇글로벌 공급망 붕괴…역대급 위기 직면한 차 산업

코마 상태에 빠진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타격은 전 세계 수요감소다. 이는 곧 판매저하, 생산공장 가동중단으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이 무너지게 된다. 실제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지난달 16일 기준 주요 자동차 생산국 메이커들의 코로나 여파로 인한 공장가동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가동비율이 29%에 그쳤다. 다시말해 세계 자동차 공장 300곳 중 71%인 213곳이 가동중단된 것이다. GM이 8개국에 보유한 총 38개 공장중 34개, 다임러벤츠가 10개국에 보유한 총 27개 공장 중 24개 공장이 중단됐다. 르노, 포드, BMW, 혼다, 폭스바겐, 닛산, 도요타 등도 가동중단 비율이 40~80% 수준을 보였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미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6개국에서 6개 공장이 중단(중단비율 35.3%)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같은 세계 차 수요감소는 수출폭망으로 이어졌다.

지난 4월 자동차 수출은 23억9100만달러로 금융위기 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출하락은 주요국 봉쇄 및 현지 영업점 일시 휴점으로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달 기준 전 세계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56.9% 줄면서 반토막났다. 해외시장은 1년전에 비해 70.4%나 급감했다. 내수시장이 버팀목이 되고 있지만 해외판매 부진이 장기화되면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이 팽배하다.

자동차부품 업계 타격은 완성차 보다 컸다. 지난달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10억2200만달러로 49.6% 추락했다. 문제는 올 2분기 코로나 여파로 실적 악화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중국, 유럽뿐 아니라 미국, 인도 등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산의 본격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영환경 불확실성과 자동차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정보업체 IHS마킷은 코로나 팬더믹(세계적 대유행)이 자동차 시장을 강타하면서 올해 세계 승용차 예상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2% 줄어든 703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완성차부터 협력사까지 셧다운 직면, 자동차 도시 위상 흔들

제조업 위주의 생산도시 울산은 코로나 확산과 함께 부품 수급차질이 발생하면서 2월부터 국내 최대 완성차 공장인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이 라인별로 일시적으로 폐쇄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차질로 현대차 울산공장이 휴업에 들어가고 산발적으로 각 공장별로 생산라인이 일시 폐쇄되기도 했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공장 가동과 중단이 반복되면서 향후 연쇄 도산 우려도 심화되는 모습이다. 자동차 부품사 3365개사 중 94%의 신용 등급이 투기 등급(BB 등급 이하)이고, 5월부터 줄도산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으로 이에 대한 실질적 대책도 시급하다고 자동차 업계측은 판단하고 있다.

국제유가 폭락에 미 석유·가스 시추업체 7곳이 파산신청을 하는 등 세계 최대시장이 소비심리 위축, 구매력 축소로 결국 자동차 수요감소라는 악순환에 휩싸일 수 있다. 이는 곧 수출시장에 직격탄으로 작용해 울산 자동차 산업 전반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 판매절벽에 고용을 지켜내기도 힘든 상황에 내몰리 수 있는 개연성이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장기화되면 울산경제 침체는 더욱 가속화될 수 밖에 없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노사 협력, 내수회복, 소비촉진 정책 강화 시급

코로나 사태가 끝나더라도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이른바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이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당장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해외 부품 수급 어려움에 따른 국내 생산차질에 대처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현대차 노사 협력관계 강화는 두말할 것도 없다. 최근 현대차 노조가 코로나 사태로 휴업한 이후 소식지를 통해 “경직된 사고를 버리고 생산성 만회에 나서자”고 밝히기도 해 ‘대화’와 ‘실리’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코로나 사태처럼 국가 위기상황에 노사가 상생으로 다양한 극복활동을 펼치고 있는 점도 상생의 노사문화에 긍정적 시그널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 차량구매 확대, 친환경차 보조금 강화, 취득세·개별소비세 감면, 온라인 거래활성화 등을 통한 내수진작 정책지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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