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전망치 대폭 하향 예상

현 0.75%→0.50%로 인하 관측

금리정책 외 채권 매입 기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경기가 조기에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줄어들면서 한국은행이 오는 28일 기준금리를 또 내릴 것이란 전망이 늘고 있다.

금리정책 외 추가 카드로 한은이 채권 매입에 나설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채권시장에서 장단기 국고채 금리는 최근 하락세를 나타냈다.

15일 기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0.87%,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38%로 지난달 말보다 각각 0.13%p, 0.14%p 하락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3일 연 0.86%를 나타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가 당초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한 데다 한은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가 커진 게 채권 금리에 반영됐다.

외국인은 국내 채권을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에서 꾸준히 사들여 금리 하락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의 국내 상장채권 보유잔고는 지난달 말 현재 140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최근 발언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파월 의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이번 경기 하강의 규모와 속도는 현대 역사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어떤 침체보다 훨씬 나쁘다”고 말했다.

채권 전문가들은 경기여건 악화를 고려할 때 오는 28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 0.75%에서 0.50%로 낮출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앞서 한은은 코로나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고 세계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자 지난 3월16일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사상 최저 수준인 0.75%로 인하했다.

4월 금통위에선 금리를 동결했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금리 여력은 남아 있다”고 해 추가 인하 여지를 열어둔 바 있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4월 금통위에선 2분기 코로나 확산이 진정되고 3분기 경제활동이 개선될 경우 올해 0%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과 저물가 장기화 위험은 당시보다 더욱 높아진 상황”이라며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출 지표가 악화한 가운데 한은도 이달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인하 시기가 5월은 아닐지라도 3분기 중 추가 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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