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울산 역세권 복합특화단지 개발사업이 암초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아졌다. 개발사업 부지에서 적지 않은 유물이 나왔기 때문이다. 울주군 삼남면 신화리와 교동리 일대에서는 KTX역사 건설 당시부터 구석기 유물을 비롯해 수많은 유물들이 쏟아져 나온 바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복합특화단지 부지에서 유물 출토는 예견돼 있던 것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대량으로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문화재를 어떻게 신속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발굴, 보전하느냐 하는 것이다. 매장문화재는 사업자 측에서 보면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그러나 개발사업이 다소 더디더라도 매장문화재를 훌륭하게 발굴·보전할 경우 이보다 더 가치 있는 것도 없다. 특히 신화리 유적의 경우 ‘울산의 시작’이라고 할만큼 구석기 유물들이 쏟아져 나와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복합특화단지도 중요하지만 땅속에 묻혀 있는 매장문화재의 가치도 결코 가볍게 생각할 것이 아닌 것이다.

현재 복합특화단지 전체는 신화리 유물산포지와 교동리 유물산포지에 포함돼 있다. 신화리와 교동리는 능선을 따라 서로 연결돼 있는 곳으로 지난 2002년부터 2011년까지 5개 문화재 관련 기관이 신화리에서 발굴작업을 실시, 1000여점의 유물을 발굴했다. 특히 이 곳에서 구석기 유적이 처음으로 다량 발견된 것은 울산으로서는 또 하나의 보물을 얻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몸돌과 긁개, 슴베찌르개와 부리날석기 등 제작기법의 수준이 높은 구석기들은 당시 울산 사람들의 도구 제작 수준을 가늠케 했다. 뿐만 아니라 이 곳에서는 청동기시대 주거지, 삼한시대 건물지와 목관묘, 삼국시대 토광묘·와관묘, 고려·조선시대 건축지와 분묘 등도 확인됐다. 울산대곡박물관은 2016년 10월11일부터 2017년 2월5일까지 ‘울산의 시작, 신화리 - 땅속에서 만난 새로운 역사’라는 주제로 특별전을 연 바 있다.

최근 문화재청은 ‘사업부지 내 문화재 조사시 유적 확인 등으로 당초 사업계획이 변경되거나, 조사가 상당기간 길어질 수 있어 현상대로 보존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의 이같은 언급은 과거 신화리 매장문화재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복합특화단지는 울산역세권을 산업과 연구, 교육, 주거, 기업지원 기능 등을 갖춘 자족형 신도시로 육성하는 목적이다. 만약 대규모 유물·유적이 발굴된다면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연구·교육·주거·산업 복합단지에 ‘울산의 시작’을 알리는 현장박물관이 있는 것도 상생(윈윈)이 될 수도 있다. 역발상으로 더큰 성과를 만드는 방법도 생각해볼 일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