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물론 전국적으로 임시직·일용직 일자리가 말라가고 있다. 가장 가난한 시민들이 가장 빨리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과거 IMF구제금융 때처럼 길거리는 노숙자들이 차지하게 될 수도 있다. 벌써 임시직과 일용직들은 일자리를 구하러 인터넷과 노동시장을 이잡듯이 누비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통계에도 여실히 반영되고 있다.

14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38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20만명 감소했다. 이는 IMF구제금융 때인 1998년 12월 이후 2021년 5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용충격이 영세자영업자, 임시직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지난달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21만7000명으로 오히려 1년 전보다 11만8000명 늘어났다.

울산의 경우에는 5월 자영업자가 8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8만9000명) 대비 3.5% 감소했다. 울산지역 자영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특히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크게 줄어들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종업원들을 계속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로인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통상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감소하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매출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인건비는 자꾸 올라가고 업황은 더욱 나빠지는 이중삼중고를 겪으면서 아예 직원을 줄이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경기가 갈수록 나빠지자 가족 종사자까지 줄이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임시직’ 취업자도 전국적으로 눈에 띄게 급감했다. 임금근로자 가운데 고용 계약기간이 1개월 이상 1년 미만인 경우인 임시직 취업자는 지난달 445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50만1000명 줄었다. 임시근로자 감소폭은 1월 -3만2000명, 2월 -1만3000명 수준에 머물다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3월에 -42만명으로 늘어나더니 4월과 5월까지 3개월째 40만~50만명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임시직과 일용직의 해고는 고용주 입장에서 보면 가장 쉽게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이다. 그렇다 보니 한달에 50만명 이상의 임시근로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임시직·일용직들은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이다. 정부가 고용에 직접적으로 간여해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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