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울산본부와 울산경제진흥원이 8일 ‘코로나19로 인한 울산지역 산업의 변화 및 대응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코로나19가 확산한 뒤 처음으로 울산 산업을 전체적으로 점검한 것이어서 의미가 깊다. 그 동안 울산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만 신경을 썼을 뿐 울산 산업의 현황을 되돌아 보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산업의 동요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2차 대유행이 이미 예고돼 있으며 그에 따른 산업 침체의 깊이나 파장은 아무도 알 수 없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세미나 등을 개최해 울산 산업의 현황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울산지역 산업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는 역시 자동차였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EY(Ernst & Young)의 이진명 산업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주제발표에서 “자동차 산업은 단기·중기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이 큰 분야 중 하나이며, 이전 수준의 생산과 수요 회복에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신성호 고려대 교수와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종합정책연구본부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울산의 대응 과제’라는 발표에서 “코로나19로 자동차 산업은 생산방식을 넘어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라면서 “자동차 업체들은 적시 생산방식(JIT)과 글로벌 가치사슬(GVC)의 균형, 생산원가와 GVC의 관계 재정비, GVC 붕괴 시 대안 등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별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울산의 3대 주력산업 중의 하나인 석유화학산업도 흔들리고 있다. 이 가운데 석유화학산업의 경제성과 안전성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동우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석유화학 산업의 변화 및 대응’이라는 발표에서 “코로나19 이후 석유화학산업은 수요·공급의 문제를 안정화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환경의 가치를 경험한 국민과 단체가 환경운동을 활발히 진행할 것으로 보이며, 환경과 관련한 사회적 비용을 석유화학업계가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울산은 대한민국 최고의 제조업 도시다. 따라서 울산이 흔들리면 제조업도 흔들리게 돼 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기업 운영차질 발생 가능성(운영 리스크), 매출 하락 가능성(매출감소), 원재료 및 부품의 구매·조달 차질 발생 가능성(공급망 차질), 현금 확보 및 자본 조달 차질 발생 가능성(유동성 리스크) 등을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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