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 곳곳에 쓰러진 대나무

태풍이 할퀴고 간 흔적 여전

수작업 필요한데다 예산부족

피해 복구작업에 시일 걸릴듯

▲ 태풍이 지나가고 약 3주가 지난 23일 울산 태화강십리대숲 산책로 옆으로 대나무들이 쪼개져 쓰러져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울산을 휩쓸고 지나간 지 3주가 넘어가고 있지만 태화강국가정원의 상징이랄 수 있는 십리대숲 복구는 하세월이다. 예산 부족으로 대숲 제거 등 피해 복구 작업이 시작조차 되지 않아 상당 기간 흉물스런 모습의 대나무숲을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23일 태화강국가정원 중구 방면 대나무숲 산책로. 하늘을 향해 쭉 뻗어있던 대나무들은 온데간데 없고 대나무들이 폭격을 맞은 듯 쓰러져 있다. 일부 대나무는 쓰러진 채로 서로 지탱하듯 아치 형태로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대나무를 지탱하기 위해 끼워둔 항아리도 간간히 깨져있었고 일부 울타리는 침수된 탓인지 진흙더미가 그대로였다.

태풍이 지나간 지 약 3주가 지났지만 태풍의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대숲산책로부터 은하수길까지 약 1㎞가 넘는 산책로를 둘러봤지만 곳곳에 쓰러져 있거나 ㄱ자로 넘어져 줄기가 부러진 채 있는 대나무가 곳곳에 널려있었다.

이곳 뿐만 아니라 신삼호교 부근 삼호대숲도 쑥대밭이 된 채로 일부 제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현재 태화강국가정원의 태풍 피해복구는 대숲 현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마무리됐다. 태풍 내습 이후 시가 피해 면적 등을 조사한 결과 일대의 20% 정도는 자생이 힘들어 베어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시는 이 작업이 장비 동원이 힘들고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야 하는 데다 예산이 부족해 복구 작업은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특히 시는 행정안전부에 대숲 복구 관련 제거비용으로 특별교부세를 신청했지만 재난복구 성격에 맞지 않다며 거절당해 예산 확보에 실패했다. 현재 다른 국비 확보 방안과 교부금을 알아보고 있지만 이마저 안되면 재난예비비를 사용해 복구해야 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쓰러진 대나무들을 100% 제거하는 건 아니다. 대나무마다 상황을 봐야한다. 나무라는 게 잎이 마르면서 죽어가는 게 있고 쓰러져도 다시 자생하는게 있다”면서 “당장 넘어져서 보기 싫고 베어내는게 최선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할 수 있는 부분도 있어서 조금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선 예산이 부족하고 어느 쪽에서도 국비를 내려주겠다 확답을 듣지는 못한 상태다.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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