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시내버스업계가 심각한 적자에 허덕하고 있다. 가뜩이나 승객이 줄어들고 있는 판국에 코로나19까지 덮쳐 시내버스 업체들은 잘못하면 줄도산 위기를 맞을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시내버스 재정지원금이 무려 77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대비 300억여원이나 늘어나는 것이다. 아무리 ‘시민들의 발’이라고는 하지만 시민 세금을 무한정 퍼부을 수도 없어 울산시의 고민은 더 깊다.

울산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울산에서 나온 지난 2월22일부터 9월30일까지 1일 평균 18만8000명의 승객이 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7만2000명과 비교해 8만4000명(31%)이 감소한 것이다. 전년 대비 요금 수익으로 환산하면 188억원이 줄어든 것이기도 하다.

특히 코로나19 공포가 시작된 2월에는 전년대비 56%나 줄어들어 승객들이 코로나19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서민들은 아예 외출을 자제하기까지 했다. 지난 8월에도 한동안 확진자가 쏟아져나와 시민들을 긴장시킨 바 있다.

이 가운데 시내버스업계에 대한 재정지원금은 매년 증가일로다. 지난 2016년 246억원이던 것이 2017년 370억원, 2018년 423억원, 2019년 457억원으로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났다. 급기야 올해는 77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시는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확보된 올해 지원금은 560억원으로, 추가로 210억원을 더 마련해야 한다. 울산시는 예산이 없자 울산버스운송사업조합 명의로 150억원 정도의 금융대출을 받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또 한쪽에서는 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시는 코로나19로 인해 민생경제가 파탄지경인데 요금까지 올리면 시민들의 생활에 너무 큰 타격을 준다며 요금 인상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시내버스 적자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분석해 보면 시내버스 적자는 앞으로도 계속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월 울산에 첫 환자가 발생했을 때 울산지역 승객 수는 전년대비 무려 56%나 줄어 들었다. 코로나19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경우 자가용 이용이 상시화되면서 시내버스 승객 감소는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서 시내버스 이용률은 갈수록 낮아질 것이고 적자폭은 더 커질 것이다.

울산시가 울산버스운송사업조합 명의로 금융대출을 받아 재정지원금을 충당하기로 했으나 임시방편일 뿐이다. 보다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시내버스 운용대책을 찾을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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