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상의 167차 경제포럼

최재천 교수 온라인 강연

팬데믹 재발 근본해결 위해

자연 존중하며 실천해가는

행동백신과 에코백신 강조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기업도 환경친화적이라는 소극적인 대처 방법 보다는 생태를 경제활동의 중심에 두는 생태중심적(eco-centered) 기업으로 거듭나야만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최재천 석좌교수(생명다양성재단 대표)는 23일 오후 2시 울산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제167차 울산경제포럼에서 ‘바이러스는 또다시 인류를 찾아올 것입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온라인 실시간 강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최 교수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는 인수공통바이러스로 이는 인간이 자연에 침범해 들어가 생태계를 파괴하였고, 자연 속 동물들 세계에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와 지금과 같은 팬데믹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온대지방에 전염성 질병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고, 바이러스와 세균을 옮기는 매개동물들의 분포 범위가 넓어지면서 바이러스 감염병 유행 주기는 점점 더 짧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기후변화는 숲 속에 숨은 마지막 한사람까지도 멸종시킬 수 있는 인류 최고의 위험요인”이라고 충고했다.

최 교수는 “바이러스 감염병의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이 답이라고 하지만 백신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최소한 2~3년의 시간이 필요하며, 그 사이 이미 바이러스가 유행해 많은 이들이 죽고 경제와 사회가 무너진 후가 될 것이므로 화학백신이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동백신(behavior vaccine)과 생태백신(eco vaccine) 없이는 어떤 방역체계와 화학백신도 바이러스 팬데믹의 재발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행동백신이란 전염병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면서 사회적 거리를 둬야 한다는 점을 깨닫고 이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을 의미하며, 생태백신은 연구나 조사처럼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일상생활에서 가급적 생태계와 거리를 두는 자세를 뜻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행동백신과 생태백신은 화학백신보다 훨씬 빠르고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백신들로 자연을 존중하면서 살아가기를 우리 모두가 함께 실천한다면 이런 일들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21세기 우리에게 필요한 유일한 전환은 생태적 전환으로, 우리 인류가 자연의 일부임을 다시 한 번 자각하고 다른 생명과 함께 지구를 공유하는 호모심비우스(homo symbious·공생하는 인간)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강의를 끝맺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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