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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경상시론
[경상시론]코로나시대와 약자(弱者)의 보호치안정책연구소 치안전망 조사
언택트 범죄·아동학대 등 급증
주변에 많은 관심 가지고 돌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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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29  21: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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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미란 울산대학교 법학과 조교수
2020년이 이제 이틀 밖에 남지 않았다. 보통 이맘때에는 저무는 한 해에 대한 아쉬움과 다가올 한 해에 대한 희망과 기대, 그리고 올 한해를 함께 해 준 분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2020년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스스로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은 칭찬과 위로, 그리고 격려다.

아마 많은 분들이 비슷한 마음일 것이라 생각한다. 올 한해, 코로나 19로 인한 혼란과 생각지 못한 일상의 변화 속에서 평범한 하루를 채워나가는 것조차 쉽지 않은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묵묵히 하루하루를 잘 마무리 짓고, 2020년의 끝자락에 선 모든 분들과 서로에 대한 칭찬과 위로, 격려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그리고 함께 기억하고 싶은 또 한 가지는 모두 힘들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유독 더 힘든 한 해였다는 것이다. 올해 초 마스크 수급이 어려웠을 당시, 사람들에게 지급되던 한두 장의 마스크도 외국인 등록증이 없는 이주민에게는 지급되지 않았고, 비대면 수업이 시작된 이후에도 집에 컴퓨터가 없는 아이들은 수업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으며, 상대적으로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분들의 생활공간인 요양보호시설이나 장애인 거주시설 등에서는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기억한다고 해서, 관심을 둔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관심이라도 두지 않는다면 이른바 사회적 약자라고 불리는 분들의 일상이 더 나아질 가능성조차 없어지는 것이다.

또한 사회적 약자의 문제는 결국 가정 내의 문제이기도 하다. 어쩌면 당연한 일일수도 있겠지만, 코로나 19는 일상뿐 아니라 범죄의 발생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얼마 전 발표된 치안정책연구소의 ‘치안전망 2021’에 따르면 코로나 19로 인하여 폭력사건이나 교통사건 등과 같이 타인과의 접촉이 필요한 범죄는 감소했으나, 메신저 피싱과 같은 언택트 범죄는 급증하였고, 지난 2020년 3월을 기준으로 볼 때, 주거범죄인 주거침입이나 재물손괴, 가정 내 아동학대, 스토킹 등이 전년 대비 상당 증가하였다고 한다. 외부활동이 제한되면서 가정 내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데다, 코로나 블루 등 코로나 상황으로 인한 스트레스나 분노가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폭력적으로 표출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통계상으로는 올해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예년에 비해 약간 감소했다고는 하나, 전 세계적으로도 코로나 19의 발생 이후 배우자나 파트너, 아동에 대한 폭력이 증가하고 있고, 대규모의 재난이나 위기 이후에는 아동이나 노인을 포함한 큰 범주의 가정폭력이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생각해보면, 아동이나 여성, 노인, 장애인 등 이른바 사회적 약자라 칭하면서 거리를 두고 바라봐 온 사람들은 사실 우리 가정을 이루고 있는 가정구성원이고, 나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이며, 나의 과거이자 미래일 수도 있는 사람들이다.

불안하고 힘든 상황으로 인해 피폐해진 마음이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멍들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모른 척 하거나 내버려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늘 돌아보고 경계하여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특히 가정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은폐성으로 인하여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요즘과 같이 아이들이 학교를 다닐 수 없거나 어른들도 외출하기가 힘든 때에는 타인이 목격하여 신고를 해 주기도 힘들고, 피해자 역시도 폭력의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서 함께 해야 하는 경우에는 두려움에 스스로 신고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비록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는 안 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마음만은 연결되어 있어야만 사람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2021년에도 올해와 같은 상황이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흔들림 없이 나와 내 주변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돌볼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서로가 서로를 의지해서 새로운 한 해를 잘 헤쳐 나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배미란 울산대학교 법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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