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장중 3000선 넘어서
2000 돌파후 13년5개월만
개인 2조 넘는 순매수에도
기관·외인 매도 하락 마감
거래대금 29조 사상 최고
개인 ‘빚투’ 우려 목소리

▲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77p(0.09%) 오른 2993.34에 장을 개장해 장중 사상 첫 3000선을 돌파했다. 연합뉴스

동학개미가 코스피 3000 시대 주역이 됐다.

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77p(0.09%) 오른 2993.34에 개장한 뒤 곧바로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사상 처음 3000을 돌파, 역사적 기록을 세웠다. 장 막판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종가는 전날보다 22.36p(0.75%) 내린 2968.21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6거래일 연속된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멈췄다.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선 것은 2007년 7월25일 2000을 처음 돌파한 이후 약 13년5개월여 만이다. 2000 돌파의 주역이 외국인과 기관의 몫이었다면 3000 돌파의 주체는 개인 투자자였다. 개인 투자자는 이날 하루 2조원 넘는 순매수, 코스피 3000시대를 여는 주역이 됐다. 하지만 1조3742억원과 6659억원을 순매도한 기관 투자자들과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로 하락 반전한 지수를 되돌리는 데는 한계치를 드러냈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29조2717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개인들은 풍유한 유동성을 무기로 주가 매집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사상 최대인 69조4409억원을 나타내며 70조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을 살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도 역대 최대 수준인 66조4829억원에 달한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3000 돌파의 원동력”이라며 “1997년 외환위기라든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등 과거 급격한 하락 이후 주가 반등이 있었다는 부분을 개인들이 학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이른바 ‘빚투’는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지난 5일 기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신용융자잔고)은 전날보다 2700억원 증가했다. 신용융자 잔고는 19조624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년 전 9조원대의 두 배가 넘는 수준으로, 계속해서 늘어나며 2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1년 전보다 9.7%인 약 59조원 늘었다.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은 21.6%(약 24조원) 증가하며 사상 최대 폭으로 뛰었다. 금융권에선 가계 신용대출의 적지 않은 부분이 주식 투자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에는 SK하이닉스(0.38%)와 카카오(0.64%)만 소폭 상승한 반면, 삼성전자(-2.03%), LG화학(-0.34%), 삼성바이오로직스(-1.80%), 현대차(-3.10%) 등 대부분의 종목은 내렸다.

업종별로는 증권업(2.80%)이 2% 이상 올랐고 비금속광물(1.84%), 전기가스업(1.06%), 통신업(1.61%), 의료정밀(0.43%)도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4.37p(0.44%) 하락한 981.39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주 가운데에는 씨젠(0.87%)과 펄어비스(0.12%)가 소폭 올랐고, 셀트리온헬스케어(-1.31%), 셀트리온제약(-1.92%), 에이치엘비(-8.14%) 등은 하락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2.0원 내린 달러당 1085.6원에 마감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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