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교육청이 15일 직업계고 교감과 부장교사 등을 대상으로 ‘2021년 울산 직업교육 기본계획 설명회’를 열었다. 교육청은 이를 토대로 울산지역 직업계고의 취업률을 대폭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몇 해 울산지역 직업계고의 취업률을 보면 참담하다 못해 비통한 수준이다. 대한민국 산업수도라는 울산의 직업계고 취업률은 전국 최하위인 27.6%다.

물론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코로나19로 인해 취업 자체가 어렵다는 것도 안다.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취업률 제고만 외치는 것도 무리가 있다. 그렇지만 지난 5년 동안의 취업 추이를 보면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분석해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안 그래도 청년실업이 심각한 울산지역에 직업계고의 취업률까지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산지역 직업계고의 2020학년도 취업률은 2월8일 기준 27.6%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2016학년도에 45.4%였던 취업률은 2017학년도에 38.9%로 떨어졌고, 이후 절반 수준인 20%대로 급전직하했다. 직업계고 중에서도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간의 양극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울산 3개 마이스터고의 합계 취업률은 87.2%인데 비해 8개 특성화고 취업률은 16.2%에 불과했다. 2016학년도 취업률에서는 특성화고가 42.4%, 마이스터고가 57.8%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으나, 이제는 7배 이상 차이가 벌어진 것이다. 이같은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지 않고는 전체적인 취업률 제고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직업계고의 취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과 분석이 전제돼야 한다. 이번에 교육청이 울산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연계해 직업계고 학과분석을 실시한 것은 매우 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교육청은 이번 종합분석을 통해 제시된 학과 개편 방향을 각 학교에 통보할 계획이며, 학교별로 학과 통·폐합이나 신설 등 조정에 나설 방침이라고 한다. 그러나 직업계고의 취업률 제고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아무리 일선 학교에서 인재가 많이 배출되더라도 기업이 받아주지 않으면 헛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직업계고는 스스로 변화와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 끊임없이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면서 기업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지 않으면 졸지에 낙오자 신세로 떨어질 수 있다.

울산지역 직업계고의 취업률 추락은 울산의 경쟁력 추락이자 학생과 학부모 개개인의 경쟁력 추락이다. 교육청이 학과 통·폐합과 신설 등에 나겠다고 하니 올해 또 한번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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