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넷째주 복합정제마진 4.7달러
4주연속 상승…1년새 최고치 기록
정유4사, 1분기 흑자 전환 기대감
OPEC+ 증산 가능성은 악재 전망
복합정제마진이 4달러를 넘어선 것은 1년 만의 일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5조원대 영업 손실을 기록한 정유업계가 호재를 맞고 있다. 다만, 이달 중 열리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 회동을 계기로 산유국의 증산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것은 악재다.
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2월 마지막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전주 대비 배럴당 평균 0.7달러 상승한 4.7달러를 기록했다. 복합정제마진은 2월 셋째 주(15~19일) 배럴당 2.1달러로 지난해 3월 둘째 주(3.7달러) 이후 최고를 기록한 뒤 4주 연속 상승중이다. 복합정제마진은 1년 사이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가격으로, 정유업계의 수익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국내 정유업계는 손익분기점이 되는 정제마진을 배럴당 4~5달러 선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제마진이 아직 손익분기점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마이너스 정제마진을 이어가던 정유업계로선 가뭄에 단비같은 소식이다. 국내 정유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두바이유는 지난달 25일 배럴당 65.39달러로 올 들어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제마진 회복은 정유제품 수요 회복보다는 미국 텍사스지역 한파와 일본 지진으로 정유설비 가동중단에 따른 정유제품 공급 차질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정유제품 수요 회복조짐이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원가를 좌우하는 국제유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특히 4일 열리는 OPEC+) 회의에서 산유국의 증산 가능성이 솔솔 나오고 있는 것은 큰 부담이다. 실제로 산유국의 증산 우려로 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89달러(1.5%) 하락한 59.7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까지 보수적인 설비 운영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에너지는 이달 중순부터 한달동안 울산 제4CDU의 정기보수를 진행한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중순 4CDU(하루 처리용량 24만 배럴)를 셧다운한데 이어 정기보수를 진행해 가동률을 낮게 유지할 계획이다. 울산 공장의 가동률은 지난해 1분기 89%에서 4분기 61%까지 하락했고, 올 1분기에도 60~7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합산 5조원의 적자를 낸 정유4사는 정제마진 회복세에 힘입어 1분기 흑자 전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해볼만한 우호적인 시황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영업이익 흑자를 예단하기에는 OPEC 회의, 제품수요 회복과 정제설비 가동률 등 변수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